김민재.황희찬.이재성 올여름 EPL 입성 유력후보
토트넘 손흥민 이후 5년째 끊긴 명맥 이을 선수는?

【김】 토트넘.아스널.왓포드 영입 관심
【황】 에버턴.울버햄턴.리버풀 '러브콜'
【이】 크리스탈 팰리스와 이적설 '무성'

꿈의 무대에 서게 될 14번째 주인공은 누가 될 것인가.
올 여름 이적시장의 최대 이슈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 입성하는 새로운 한국 선수가 등장하느냐다. 14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탄생은 최근 흐름만 놓고 본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다. 유력 후보가 3명이나 된다. 토트넘과 이적설이 점차 구체화되고 있는 수비수 김민재(24.베이징궈안), 유럽 무대에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공격수 황희찬(24.잘츠부르크), 2년만에 팀 내 에이스로 떠오른 미드필더 이재성(28.홀슈타인 킬)이 주인공이다.
이들의 올 여름 이적 가능성은 높게 점쳐지고 있다. 그리고 차기 행선지 가운데 EPL 구단도 포함돼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김민재는 토트넘, 아스널, 왓포드의 영입 관심을 받고 있다. 황희찬은 에버턴, 울버햄턴, 리버풀의 러브콜을 이어지고 있다. 이재성은 크리스탈 팰리스와 이적설이 불거졌다. 시간이 갈수록 이적설이 구체화되고 있는 상황이라 축구팬들의 기대도 덩달아 커지고 있다.
EPL은 축구 선수들에게는 꿈의 무대다. 이탈리아 세리에A,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독일 분데스리가, 프랑스 리그1 등 유럽 빅리그들이 있지만 아직까지는 한국 선수들의 최종 목적지는 EPL이 첫 손에 꼽힌다. 2005년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유니폼을 입으면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시대를 열어젖혔다. 이후 이영표 설기현 이동국 김두현 조원희 이청용 지동원 박주영 기성용 김보경 윤석영 등이 EPL 무대를 밟았다.
한때는 4~5명이 함께 EPL 그라운드를 누비면서 한국인 맞대결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2015년 8월 손흥민이 독일 분데스리가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으로 이적한 이후에는 5년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가 탄생하지 않고 있다. 그동안 여러 태극전사가 EPL 입성을 노렸지만 실현되지 않았다.
EPL은 다른 유럽 빅리그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자국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외국인 선수의 워크퍼밋(취업비자) 기준을 까다롭게 만들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31~50위 국가 선수는 최근 2년간 A매치에 75%이상 출전해야 한다. 한국의 지난달 FIFA랭킹은 40위다. 만약 이 기준에 부합하지 않는다면 몸값이 높아야한다. 잉글랜드축구협회(FA)는 우수 선수 유입을 위해 이적료 1000만유로(134억원) 이상의 선수에게는 국가대표 출전 기준에 관계없이 워크퍼밋을 발급하고 있다. 한마디로 외국인 선수들의 경우 선택받은 자만 EPL의 문을 열 수 있다.
14번째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를 노리는 3총사는 EPL 무대 입성을 위한 준비가 돼 있다. 무엇보다 최근 2차례 아시안게임을 통해 병역 혜택을 받았기 때문에 유럽 리그 롱런에 큰 걸림돌은 없다. 김민재는 수준급 중앙 수비수가 귀한 유럽리그에서 큰 돈을 들이지 않고 영입할 수 있는 아시아 선수라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강점인 탄탄한 체격과 신장은 유럽 선수들과의 경쟁에서도 전혀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다. 황희찬은 올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거침없는 활약을 통해 유럽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특히 디펜딩챔피언 리버풀과의 맞대결에서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면서 주가가 폭등했다. 이재성의 경우 K리그 출신으로 독일 2부리그에 도전해 빠른 시간안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제는 팀 내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인정받을만큼 유럽 무대에 자신감이 생겼다. 지난 1월 말 기성용이 뉴캐슬과 상호 합의하에 계약을 해지하면서 EPL에서 뛰는 한국 선수는 손흥민 한 명만 남았다.
손흥민이 출전하는 경기에서는 관중석에 태극기가 휘날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2020~2021시즌 EPL에서 더 많은 태극기와 잠시 잊혀졌던 한국인 맞대결을 다시 볼 수 있을지는 조만간 결과가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도영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