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빅리거 4인이 새 시즌을 준비한다.
메이저리그가 '섬머 캠프'로 2020시즌 출발선에 섰다.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사무국이 폐쇄 결정을 내린 지 약 4개월 만에 다시 캠프의 문을 열었다. 7월 재개된 만큼 명칭은 봄에서 여름으로 바뀌었다. 역대 최단기(60경기) 정규리그는 오는 24~25일 이틀에 걸쳐 열리는 개막전으로 시작한다. 류현진(33.토론토), 김광현(32.세인트루이스), 최지만(29.탬파베이), 추신수(38.텍사스) 모두 각자 시즌 과제를 안고 소속팀으로 합류했다.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을 준비하며 마침내 캐나타 토론토로 입성한다. 비시즌 대형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통해 토론토 유니폼을 입은 지가 7개월째지만, 전염병 여파로 캐나다 국경이 폐쇄되면서 연고지 땅을 밟지 못했다. 그동안 LA 다저스 시절 연을 맺은 포수 러셀 마틴의 집을 임시 거처로 삼고 스프링캠프지였던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개인 훈련을 해왔다. 캐나다 정부가 최근 선수단의 입국을 허용하며 류현진도 오는 6일 전세기를 탄다. 토론토 로스 앳킨스 단장은 5일 현지 취재진과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류현진은 매우 좋은 몸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구단 관계자들이 영상 통화로 그의 훈련 경과를 파악해왔다. 선발진은 플로리다에서 1~4이닝 라이브 피칭을 했고, 류현진은 개막전 선발 등판이 가능한 최상의 상태"라고 설명했다.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세인트피터즈버그에 위치한 탬파베이의 홈 구장 트로피카나 필드에서는 흥미로운 장면이 포착됐다. 우투좌타인 최지만이 오른손 타자들이 서는 왼쪽 타석에서 타격 훈련을 했기 때문이다. 미국 탬파베이 지역 일간지 '탬파베이 타임스'는 이를 두고 "최지만은 빅리그에서 줄곧 좌타자로 나섰지만, 2015년 시애틀 산하 트리플A 구단에 있을 때 스위치 히터를 실험한 바 있다"며 변신 가능성을 점쳤다. 타격 밸런스를 맞추기 위한 단순 훈련일 수도 있지만, 출전 기회를 늘리기 위해 시도하는 새 옵션이라는 해석이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들은 최지만을 올해 주전 1루수이자 3번 타자로 점치고 있다.
'도전자' 김광현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팀 훈련이 이뤄지는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선발 로테이션 입성을 위해 경쟁을 시작했다. 지난 2월 시범경기 4경기에서 8이닝 5안타 1볼넷 11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무난히 5선발을 차지하는 듯했지만, 코로나19로 개막이 밀리며 전부 백지화됐다. 오랜 빅리그 꿈을 안고 건너가자마자 대형 악재가 터진 탓에 개인 소셜미디어(SNS)로 괴로운 심경을 호소하기도 했다. 한때 귀국을 진지하게 고려하기도 했지만 결국 5개월 내내 미국에 머무른 끝에 다시 팀에 합류했다. 세인트루이스 마이크 쉴트 감독은 아직 김광현의 보직을 정하지 않았으나 6선발 로테이션은 쓰지 않겠다고 공표했다. 5선발을 꿰차지 못한다면 불펜 롱릴리프나 스윙맨으로 시즌을 출발해야 한다.
최근 메이저리그 간판선수들이 코로나19로 인해 시즌 포기를 선언하는 가운데, 현지에서는 추신수를 두고도 '시즌 불참설'을 제기했다. 그러나 팀 훈련 소집일에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의 글로브 라이프 필드 위 모습을 드러내며 소문을 불식시켰다. FA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만큼, 올 시즌 성적표에 향후 행선지가 갈린다. 일정상 전 경기 출장도 충분히 바라볼 만하다.
이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