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류볼 계열 슈트" vs "체인지업"
미국 설문조사 의견 분분… 관심 집중
"우타자 헛스윙 유도 싱커" 본인 정의

한 때 한국에서도 의견이 분분했던 두산 유희관(34)의 싱커가 미국에서도 화제다. 투수들의 움짤을 전문적으로 제작하는 '피칭 닌자'가 6일(한국시간) 유희관이 지난 5일 잠실 한화전에서 싱커를 던지는 모습을 소개했고 이에 빅리거 다르빗슈 유와 마커스 스트로먼도 관심을 보였다.
흥미로운 것은 두 투수가 생각하는 구종이 달랐다는 점이다. 다르빗슈는 유희관의 싱커를 스크류볼 계열의 슈트라고 했고 스트로먼은 "당연히 체인지업"이라고 자신했다. 지난해까지 2년 동안 유희관과 함께 뛰었던 세스 후랭코프도 이 논쟁에 뛰어들었는데 그는 "유희관과 함께 했던 내가 이 구종을 가장 잘 정의하고 이름을 붙여보겠다. 이 공은 홈플레이트 앞에서 갑자기 죽은 듯 떨어진다. 때문에 단순히 '그래비티 볼'이라고 짓겠다"고 했다.
 이에 '피칭 닌자'는 설문조사에 돌입했다. 6일 오전 7시 30분 기준 9300명 이상이 응답한 결과 스크류볼이 37.5%, 체인지업이 29.7%, 싱커가 25.7%, 기타가 7.1%를 기록했다.
그런데 구종은 그 공을 던지는 투수에게 명명권이 있다. 7년 전 유희관이 처음 선발투수로 나섰을 당시에도 한국에서는 유희관의 이 공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다. 공의 움직임이나 용도가 체인지업과 흡사해 중계방송에서 체인지업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유희관은 수차례 인터뷰를 통해 이 공이 싱커라고 정의했다. 그립부터 체인지업이 아닌 싱커며 우타자 바깥쪽으로 구사해 헛스윙을 유도한다고 밝힌 바 있다.
KBO리그가 미국 전역에 생중계되면서 유희관은 미국에서 꾸준히 화제가 되고 있다. 유희관은 몇 주 전 ESPN 중계스태프와 인터뷰에도 참가하며 특유의 입담을 뽐낸 바 있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관심을 받은 또다른 구종 '슬로우 커브'를 소개한 바 있다.
이번에 화제가 된 유희관의 싱커는 유희관의 특성을 고스란히 정의하는 구종이다. 유희관은 늘 좌타자보다는 우타자에게 강한데 원인은 역시 우타자 상대로 결정구로 이용하는 싱커에 있다. 유희관은 선발투수로 나선 2013년부터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70을 기록한 반면 좌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0.326을 기록 중이다. 올해도 우타자 상대 피안타율 0.277,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은 0.389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