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먼 사람 잡은 한 단어, 부산출신 유명감독 A

야구인 2세가 야구공과 사회인야구리그 등을 핑계삼아 6억원 가량 가로챈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소식이 6일 새벽 알려져 야구계가 한 바탕 소란스러웠습니다. 키워드가 프레임을 짜기 딱 좋았기 때문이죠. 사건 특성상 익명을 사용할 수밖에 없어 '부산출신' '유명 야구감독 A' '수많은 스타를 배출한 감독' 등의 수식어가 따라 붙었습니다. 키워드를 바탕으로 추론에 나선 네티즌 수사대는 추신수의 은사로 꼽힌 고(故) 조성옥 감독과 그의 아들을 특정했어요. 이는 완벽한 오판으로, 애먼 사람이 피해를 입을뻔 했습니다. 스포츠서울 취재결과 A감독은 최근까지도 서울의 명문대학 지휘봉을 잡고 후배 양성에 힘쓰다 지난 2017년 작고했는데요. 그의 아들이 실체를 파악할 수 없는 말들로 사기행각을 벌인데다, 피해자 중 한 명이 극단적인 선택까지 해 공분을 샀습니다. 경찰조사를 마쳤고, 사건은 검찰로 송치된 상태인데요. 사망사고까지 이어졌기 때문에 엄벌백계가 불가피해 보입니다. 해당 사건을 취재하던 중 한 취재원은 "이 문제는 야구계가 아닌 개인의 사기극"이라고 정의했어요. 키워드만으로 수 많은 네티즌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다는 것은 야구가 가진 영향력을 대변하는 일입니다. 때문에 특정 키워드를 교묘히 심어 관심을 유도하려는 행위는 없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