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라이프치히와 5년 계약
"내 공격적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아"
차붐.흥민 이어 韓 공격수 계보 잇는다

'황소' 황희찬(24)이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에 입성했다. 차범근, 손흥민으로 이어지는 분데스리가 한국 공격수 계보를 이어받는다.
예상대로 황희찬이 독일 무대를 밟는다. 계약 기간은 5년이고, 등번호는 11번이다. 이적료는 1500만 유로(약 202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황희찬은 "라이프치히는 젊은 팀으로 나의 공격적인 플레이 스타일과 잘 맞는다. 하루빨리 팀에 적응하겠다. 분데스리가와 챔피언스리그라는 큰 무대에서 팀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입단 소감을 밝혔다.
황희찬은 올시즌 그야말로 역대급 활약을 펼쳤다. 전 대회를 통틀어 40경기에 출전해 16골22도움이라는 놀라운 공격 포인트를 쌓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6경기에 출전해 3골 5도움을 기록하며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에서도 러브콜이 이어졌지만 황희찬은 라이프치히를 택했다. 마르쿠스 크뢰쉐 라이프치히 단장은 "팀이 원하는 유형에 완벽하게 맞는 선수"라면서 "황희찬은 오스트리아에서 훌륭한 성적을 거뒀다. 우리의 공격 전술을 유연하게 만들 수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로써 황희찬은 분데스리가 한국 공격수 계보를 이어받게 됐다. '차붐'으로 유명한 차범근은 레버쿠젠 시절, 11번을 달고 독일 무대를 뜨겁게 달궜다. 독일에서는 아직도 차범근을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을 정도다. 그가 1980년도에 세운 한국인 유럽 무대 최다골(121골) 기록이 지난해 11월 손흥민에 의해 깨졌다는 건 엄청났던 차범근의 과거를 방증한다. 여기에 대표팀 선배인 손흥민은 어쩌면 황희찬이 따라가야 할 좋은 사례이기도 하다. 손흥민은 함부르크와 레버쿠젠을 거쳤다. 5시즌 동안 손흥민은 리그에서만 41골을 넣으며 맹활약했다. 그렇게 그는 지난 2015년 여름 토트넘에 입성해 한국인 13호 프리미어리거가 됐다. 이적 후 부침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리그뿐 아니라 유럽 무대에서도 인정받는 공격수로 발돋움했다.
라이프치히는 떠오르는 신흥 강호다. 라이프치히는 올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는 손흥민이 있는 토트넘을 꺾고 8강에 올라 있다. 리그에서도 3위를 기록해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티켓을 이미 확보했다. 황희찬은 올시즌 처음 나선 챔피언스리그에서 세계적인 수비수들을 상대로도 존재감을 입증했다. 하지만 잘츠부르크가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며 6경기 소화에 그쳤다. 라이프치히는 잘츠부르크보다 더 탄탄한 전력을 갖췄다. 무대는 마련됐고, 황희찬이 자신의 실력을 유감없이 뽐내는 일만 남았다.

박준범기자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