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몬스터' 류현진(33·토론토 블루제이스)이 홈구장에서 치른 첫 청백전 등판에서 만족할 만한 구위를 선보였다.
류현진은 13일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청백전 선발 투수로 등판해 5이닝 동안 삼진 4개를 솎아내며 4피안타로 1실점(1자책점) 했다. 볼넷은 없었다.
투구 수는 59개였으며 이 중 40개는 스트라이크였다.
류현진은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현재 개막전에 맞춰 이닝과 투구 수를 늘리고 있다"며 "정상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개막이 연기됐을 땐 몸 상태를 약간 끌어 내리려고 노력했고, 이후 일주일에 5회씩 규칙적으로 훈련하면서 몸 상태를 유지했다"고 자평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문제에 관한 질문엔 "아내(배지현 씨)와 새로 태어난 아기의 건강이 가장 걱정됐다"며 "모든 선수가 마찬가지겠지만, 아직도 걱정되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다만 시즌 포기를 생각하지 않았느냐는 질문엔 "그렇게까지는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류현진의 해당 답변은 전달과정에서 착오가 생긴 탓인지, 현지 매체들은 류현진이 올 시즌 포기를 고민했다고 보도했다.
새 시즌을 치를 홈구장이 결정되지 않은 점에 관해선 "캐나다 정부와 구단이 결정해야 할 문제"라며 자신의 상황에만 집중할 것임을 강조했다.
무관중 상태에서 훈련을 소화하고 있는 것에 관해 어색함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현진은 "고교 시절에도 이런 적은 없었다. 관중이 많지 않았지만, 최소한 가족들이 모여 응원해줬다"며 "지금은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을 겪고 있어 많이 생소한데, 잘 적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개막 이후엔 양 팀 선수들이 (더그아웃에서) 하는 (야유) 소리가 많이 들릴 것 같다"며 "이에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관중 경기를 앞서 경험한 국내 프로야구 KBO리그 선수들의 조언도 공개했다. 류현진은 "친한 선수들이 일단 경험해보라고 하더라"라며 "어색하고 이상할 것이라고 이야기해 줬다"고 말했다.
호텔과 경기장만 오가는 현재 훈련 환경에 관해선 큰 불만을 드러내지 않았다.
류현진은 "경기장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기에 큰 문제 없다"며 "계속 방에 있으면 힘들겠지만, 운동장에 있어서 괜찮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관해선 "1회에 장타를 허용했는데, 제구력을 바탕으로 경기를 풀어가면서 괜찮아졌다"며 "지금은 던질 수 있는 구종을 모두 던지면서 개막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새로운 환경에서 새 시즌을 맞는 소감을 묻자 "어느 팀에서 운동하든, 야구는 항상 똑같다"고 말했다.
최근 캐나다 당국은 토론토 선수단에 격리 기간 없이 홈구장 훈련을 허가했고, 류현진은 선수단과 함께 토론토에 입성했다.
한편 류현진이 로저스센터 마운드에서 경기를 치른 건 이적 후 처음이다. 류현진이 정규시즌에도 토론토에서 공을 던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토론토 구단이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홈 경기를 개최하기 위해선 원정팀의 격리 기간을 해제하는 캐나다 당국의 특혜가 필요한데, 캐나다 정부는 아직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토론토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체 홈구장 후보지를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