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클럽대항전 나가야죠."
12일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35라운드 아스널전에서 1골 1도움 활약을 펼치며 팀의 2-1 역전승을 이끈 손흥민(28.토트넘)은 어느 때보다 간절해했다. 그는 경기 직후 공동취재단과 '비대면 인터뷰'에서 "매 경기 결승전이라고 생각하고 잘 준비해서 승리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즌 잔여 3경기 투혼을 다짐했다.
손흥민의 공격포인트 2개는 단순히 역전승만 견인한 게 아니다. '북런던 더비'로 불리는 최대 라이벌인 아스널을 무너뜨린 것과 동시에 희박해 보였던 차기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 희망을 안겼다. 승점 52(14승10무11패)를 기록한 토트넘은 챔피언스리그 진출 마지노선인 4위 레스터시티(승점 59)와 격차는 여전히 크다. 그러나 유로파리그 진출을 경쟁하는 6위 울버햄턴(승점 55)과 승점 격차를 3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 차기 시즌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 획득은 주력 선수 거취와 맞닿아 있다. 토트넘은 새 홈구장 건설로 막대한 빚을 지고 있다. 여기에 유럽클럽대항전 출전권마저 놓치면 스폰서십, 배당금 수입 등이 공중분해 된다. 빅클럽 이적설이 나오는 손흥민이나 해리 케인 등이 팀을 떠날 가능성이 커진다.
손흥민만 하더라도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엘 레버쿠젠 소속으로 뛴 지난 2013~2014시즌부터 매 시즌 챔피언스리그 또는 유로파리그 등 유럽 무대를 밟았다. 그는 "(유럽대항전 출전을 두고) 다음 뉴캐슬 유나이티드전을 잘 준비해야 하고 중요하다. 잘 준비해야 한다"며 선수들이 정신 무장을 강조했다. 이날 2골에 모두 이바지한 것에 관련해서는 "누가 골을 넣든 상관없이 이기는 게 가장 중요하다. 선수 모두 (승리의) 주역이다. 너무 고생했다"며 "이길 경기력이었고 좋은 정신력을 보였다. 0-1로 지다가 역전했기에 선수 모두 칭찬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으로 유럽축구연맹(UEFA)으로부터 향후 두 시즌 클럽대항전 출전 금지 징계를 받았던 맨체스터 시티는 같은 날 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낸 항소에서 승소했다. 앞서 승점 72로 2위에 매겨진 맨체스터 시티는 4위까지 주어지는 차기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을 따낸 상태였다. CAS 항소에서 패소하면 올 시즌 결과와 관계없이 유럽 무대 진출이 불가능했는데 극적으로 출전 길이 열렸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