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리그 수준엔 미흡 보완공사 돌입
내달 초 사용가능 마운드 적응 관건

류현진(33.토론토)이 천신만고 끝에 새 홈 구장을 얻었(?)다. 아쉬운 토론토 데뷔전을 치른 '코리안 몬스터'에게 처음 밟아보는 버팔로 샬렌필드 마운드가 또 하나의 정복 대상으로 떠올랐다.
토론토는 지난 25일(한국시간) 메이저리그(ML) 개막전을 앞두고 임시 홈 구장을 버팔로로 확정했다. 당초 피츠버그의 PNC파크, 혹은 볼티모어의 캠든야즈를 공유하는 방안도 논의 됐지만, 주정부 반대로 무산됐다. 대신 토론토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A 구단인 버팔로 바이슨스의 홈구장 샬렌필드에서 미니시즌을 치르기로 했다. 당장 사용할 수 있는 상황도 아니라, 류현진을 포함한 토론토 선수단은 당분간 떠돌이 신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류현진의 다음 선발 등판은 오는 30일 워싱턴과 홈경기가 유력하다. 그런데 홈경기 아닌 홈경기다. 이날 토론토는 워싱턴 홈구장인 내셔널파크에서 경기를 치른다. 샬렌필드가 빅리그 수준의 환경을 갖추기 위한 보수 공사 중이기 떄문이다. 공사 완료시점도 미정이다. 이르면 다음달 1일 필라델피아전부터 문을 열 수도 있지만, 12일 마이애미전이 될 가능성도 있다.
올해 류현진은 여러모로 다양한 첫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 2월부터는 토론토의 스프링캠프 장소인 플로리다 더니든에서 훈련했다. ML 데뷔 후 첫 플로리다 생활이었다. 이달 초에는 토론토 입단 후 처음으로 로저스센터에서 짧게 시즌 준비를 했다. 곧바로 원정길에 올랐고, 8월부터는 버팔로에 둥지를 틀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정신없이 마운드가 바뀌는 상황에서 그 어느 때보다 빠른 적응력이 요구되는 류현진이다.
에이스에게는 낯설지만 토론토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선수들에게는 좋은 기회다. 특히 야수진 중심인 젊은 선수들은 불과 몇 년 전까지 샬렌필드에서 뛰었다. 주전 포수 대니 잰슨을 비롯해 블라디미르 게레로 주니어, 보 비셋 모두 샬렌필드에서 빅리거의 꿈을 키웠다. 류현진만 마운드 적응을 빠르게 완료하면, 팀 입장에서는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만 한 환경이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