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개인정보 침해·국가안보 위협"

이슬람권 "포르노, 외설적, 신성모독"

중국과 국경분쟁 인도는 이미 틱톡매출 직격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중국 기업 바이트댄스가 소유한 모바일 동영상 공유 앱 틱톡이 세계 여러 나라에서 '관리 대상'으로 떠오르고 있다.

세계적으로 20억회 다운로드를 기록하고, 10대를 중심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틱톡에 대해 각국이 '개인 정보 침해' '주권 침해' '포르노' '부도덕' 등의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4일(현지시간) 틱톡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나라가 미국만이 아니라며 인도와 일본, 호주 등의 상황을 전했다.

◇ 미국에 앞서 인도가 먼저 때렸다…중국 앱 사용 금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말 틱톡에 미국 사업권을 매각하지 않으면 사용을 금지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틱톡은 비상이 걸렸다.

트럼프 대통령은 틱톡을 통해 미국인 개인정보가 유출돼 국가안보에 해를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인도가 한발 먼저 틱톡을 때렸다.

인도는 중국과 국경 문제로 갈등을 빚자 지난 6월 말 틱톡, 위챗 등 59개 중국산 앱 사용을 금지했다.

인도는 중국 앱들이 인도의 주권, 안보, 공공질서를 침해했다며 "모바일과 인터넷을 사용하는 수십억명의 인도인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한다고 설명했다.

중국 바깥에서 틱톡을 가장 많이 사용한 나라는 인도다. 사용금지 조치가 내려지기 전까지 14개 언어로 이용할 수 있었고 약 2억명이 사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된다.

경제지 포브스 추산에 따르면 틱톡은 인도에서 사용이 금지되면서 60억 달러(약 7조 1천658억원)의 매출 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 호주·EU·일본·터키도 "중국 앱의 개인정보 보호정책 조사"

호주 정부도 틱톡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동지'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정보당국과 내무부에 틱톡의 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정책을 점검하고 틱톡이 안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되는지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유럽연합(EU)은 아직 공식적으로 틱톡에 대한 경고나 금지 조치를 내리지 않았다. 그러나 EU의 사생활 침해 감시기구가 지난 7월 중순 틱톡의 개인정보정책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WSJ은 "개인정보에 대해 가장 엄격한 국제기구 중 한 곳의 이러한 조사는 틱톡이 사용자들의 정보를 어떻게 기록하고 이용하는지 들여다보고 있는 다른 나라들의 움직임과 같은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에서도 틱톡 제재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일본 집권 자민당 의원들로 구성된 '룰(규칙)형성전략의원연맹'은 오는 9월 일본 정부에 중국산 앱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연맹은 틱톡 등 중국산 앱을 통해 개인 정보가 중국 정부에 유출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 터키는 소셜미디어 전체에 대한 규제 강화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중국산 앱 이전에 페이스북, 트위터, 유튜브 등 미국산 소셜미디어에 대해서도 규제를 가하며 여론을 통제해왔다.

그런 흐름 속에서 지난달 29일에는 터키 의회가 소셜 미디어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오는 10월부터 터키에서 영업하는 주요 소셜 미디어 업체는 반드시 터키에 대표 사무실을 둬야 하며, 사생활 및 인격권을 침해하는 콘텐츠를 삭제해 달라는 요청에 48시간 내 응해야 한다.

이를 거부할 경우 합당한 근거를 제시해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손해배상 책임을 지게 된다.

또한 현지 언론에 따르면 터키 정부는 지난달 틱톡의 개인정보 취급방식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 인도네시아·파키스탄 "부도덕하고 상스러운 콘텐츠 삭제하라"

인도네시아와 파키스탄에서는 중국과의 분쟁이나 개인정보 유출과는 다른 이유로 틱톡이 문제가 되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2018년 "포르노그라피, 부적절한 콘텐츠와 신성모독"을 이유로 틱톡을 며칠간 금지했다. 해당 조치는 틱톡이 콘텐츠 검열에 동의한 후 해제됐다.

파키스탄은 지난달 인도네시아와 비슷한 이유로 틱톡에 '최후 통첩'을 했다.

"부도덕하고 외설적이며 상스러운 콘텐츠"를 삭제하지 않으면 사용 금지 조치를 하겠다는 것이다.

파키스탄은 인도와 달리 중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앞서 정보통신 당국이 틱톡에 경고했음에도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지 못했다고 밝혔다.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