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이스X '크루 드래건'귀환…美 민간주도 우주 여행 시대 첫발

뉴스분석

비행사 2명 62일간 체류, 45년만에 바다 안착
'괴짜' 머스크 최종 목표는 인류의 '화성 이주'
최대 100명 탑승 대형 우주선 '스타십' 개발중

하강하던 캡슐이 보조 낙하산 2개를 펼쳤다. 곧이어 4개의 메인 낙하산을 펼쳐 시속 25㎞ 미만까지 늦춘 캡슐은 1분여 뒤 미국 플로리다주 멕시코만 바다 위에 안착했다.

캡슐이 바다에 '첨벙' 내려앉자 모니터로 지켜보던 미 항공우주국(NASA)과 스페이스X 상황실에서 환호가 터져 나왔다. 45년 만에 미국 우주인이 육지가 아닌 바다로 귀환한 '스플래시 다운'이자 미국 첫 민간 유인우주선이 왕복에 성공한 순간이었다. 트럼프 대통령도 손뼉을 쳤다.

2일 오후 2시 48분(미 동부시간) 착수한 우주탐사 민간기업 스페이스X의 '크루 드래건'캡슐엔 미국 우주비행사 더그 헐리(53)와 로버트 벤켄(49)이 타고 있었다. 이들은 지난 5월 30일 우주로 날아간 뒤 62일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여러 연구 임무를 수행한 뒤 두 달여 만에 귀환했다. 미국 우주비행사들의 바다 귀환은 1975년 7월 이후 45년 만에 이뤄진 것이다. 과거 머큐리, 제미니, 아폴로 등의 우주선이 바다를 통해 돌아왔다.

'그러나 45년만의 바다 안착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크루 드래건'이 우주관광 시대를 향한 첫발을 뗐다는 평가다. 사상 첫 '민간우주선 우주 왕복'에 성공하면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세운 스페이스X는 우주궤도에 사람을 보냈다가 안전하게 데려온 첫 민간기업이 됐다. 이는 상업적인 우주여행이 보편화하면, 효시로 기록된다.

크루 드래건의 성공으로 우주에 갈 일이 생기면 마치 택시를 타듯 민간 우주선을 빌려 타는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다. IT 매체 테크크런치는 "현재 보기엔 (크루 드래건이) 거의 완벽하게 임무를 마쳤다. 더 손봐야 할 문제를 남기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스페이스X는 오는 9월 말 나사 우주비행사 2명과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비행사 1명을 태운 '크루-1'을 우주로 보내 첫 실제 임무를 수행한다.

일론 머스크의 최종 목표는 '인류의 화성이주'다. 그는 2050년까지 화성에 100만 명을 이주시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스페이스X는 달과 화성을 탐사할 목적으로 최대 탑승 인원이 100명인 '스타십'(Starship)이라는 대형 우주선을 개발 중이다. 스페이스X는 2024년 달에 다시 사람을 보내겠다는 나사의 '아르테미스 프로젝트'파트너로도 선정됐다.

사업가인 머스크가 '꿈'만을 위해 우주산업에 뛰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 '돈'도 목적이다.

현재 스페이스X는 위성을 대신 발사해주는 '소규모위성 합승(rideshare) 서비스'를 운영 중인데 최저 가격은 '200㎏에 100만 달러이며, 200㎏을 넘으면 ㎏당 5000달러씩 더 받는다. 지난 2월 스페이스X는 '스페이스 어드벤처'라는 우주여행사와 손잡고 내년 또는 내후년 민간인 4명을 크루 드래건에 태우고 우주여행을 다녀오는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