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치부심한 류현진(33·토론토)이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른다.

세 번째 등판을 앞둔 류현진이 몸과 마음을 다잡았다. 5일현지 취재진과 진행된 화상 인터뷰에서 깔끔하게 머리를 자른 모습으로 나타난 류현진은 “지난 등판에서 부진했다. 새로운 마음으로 경기에 임하기 위해 머리를 다듬었다”고 털어놨다.

지난해 4년 8000만 달러의 거액 계약으로 토론토 유니폼을 입었지만, 최근 류현진의 페이스는 기대 이하다. 25일 탬파베이와 개막전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4.2이닝 3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았고, 두 번째 등판이었던 31일 워싱턴 전에서도 4.1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다. 스스로 평가한 문제점은 ‘제구 난조’다. 그는 “지난 두 번의 경기에서 제구력이 완벽하지 않았던 건 분명한 사실이다. 공이 한쪽으로 쏠리기도 했다”라며 “지나온 시즌에서도 제구가 흔들린 적이 있었다. 이를 잘 보완해 원래 내 능력대로 경기를 풀어가고 싶다”고 희망했다.

류현진은 오는 6일 열리는 애틀란타 전에서 시즌 세 번째 등판에 임한다. 다저스 시절 애틀랜타전 통산 5경기에서 1승 2패, 평균 자책점 2.73으로 준수한 활약을 했다. 그는 “내 영상을 보며 꾸준히 분석했다. 그 외에도 부진 탈출을 위해 많은 노력을 했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쉬운 상대는 아니다. 올시즌 애틀란타는 요한 카마고, 새 얼굴 마르셀 오즈나 등의 맹활약에 힘입어 11경기 7승 4패로 내셔널리그 동부지구 상위권을 수성했다. 애틀랜타전에 강했던 류현진의 불안 요소는 ‘구장’이다. 6일 경기가 열리는 트루이스트 파크에서는 지난해 8월 한 차례 등판해 5.2이닝 4실점으로 패전을 떠안은 바 있다. 좋지 않은 기억으로 마운드에 오르게 됐으나 ‘에이스’다운 활약을 위해선 호투가 절실하다.

구단에서도 류현진의 컨디션을 위해 최선의 배려를 해주고 있다. 지난 주말 필라델피아와의 3연전이 취소돼 선발 로테이션이 조정됐고, 토론토는 류현진에게 5일간의 휴식기를 부여했다. 류현진은 “구단에서 내 상태를 배려해 등판 일정을 정해줬다. 지금까지 잘 해왔던 대로 잘 준비하겠다”고 부활을 다짐했다.

명예 회복을 노리는 류현진은 당분간 ‘홀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 메이저리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험이 커지면서, 아내와 딸은 안전을 위해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류현진은 “탬파베이 원정 때 가족들을 잠깐 봤다. 매일 영상 통화를 하는데 눈에 아른거리기도 한다. 잘 크고 있다”며 웃은 뒤 “아내와 딸은 안전을 위해 한국으로 갈 준비 중이다. 올시즌이 짧다면 짧고, 길면 길겠지만 남아서 잘 준비하겠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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