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머리 후려치고 이웃 몽둥이로 때리고

지구촌 곳곳 마스크 분쟁…"써라" "쓰기 싫다"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써라" "쓰기 싫다"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지 않는 가운데 마스크 착용을 놓고 시비가 잇따르고 있다.

최근 며칠 사이만 해도 미국과 프랑스, 호주 등지에서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의 얼굴에 뜨거운 커피를 끼얹거나, 마스크를 쓰라는 경찰관의 머리를 내려치는 일들이 발생했다.

4일(현지시간) 미국 폭스뉴스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맨해튼비치에서 한 여성이 길을 가다 마스크를 쓰고 있지 않은 남성의 얼굴에 들고 있던 뜨거운 커피를 끼얹었다.

이 여성은 남자친구와 걸어가다 야외에서 부리토를 먹고 있는 매튜 로이와 제임스 에르난데스를 보자 "당신들은 마스크를 써야한다"고 말했다.

이에 에르난데스가 "우리는 안 쓴다. 우리는 여기 주민인데 마스크(효과)를 믿지 않는다"고 대꾸했다.

양측은 설전을 벌였고, 여성은 욕설을 의미하는 동작인 가운데 손가락을 반복적으로 펴보이다 급기야 뜨거운 커피를 로이의 얼굴에 끼얹었다.

이에 로이가 자리에서 펄쩍 뛰어올라 여성의 남자친구 얼굴을 가격하면서 양측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러한 광경은 에르난데스가 차고 있던 보디캠에 고스란히 찍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지지하는 모자를 쓰고 다니는 에르난데스는 자신이 트럼프 지지자라는 이유로 평소 많은 분쟁을 겪는다고 말했다.

호주 멜버른 인근에서는 지난 3일 밤 38세의 여성이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는 여성 경찰들의 지적에 격분해 경찰의 머리를 후려쳐 쓰러뜨리는 일이 벌어졌다.

호주 ABC방송에 따르면 이 여성은 두 여성 경찰이 마스크 미착용을 문제 삼자, 그중 26세 경찰의 머리를 여러차례 후려쳐 콘크리트 바닥에 쓰러지게 했고 다른 경찰을 밀쳐냈다.

머리를 맞고 쓰러진 경찰은 뇌진탕에 시달리고 있으며 머리카락이 한 움큼이나 빠졌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마스크 착용 등 코로나19 방역 수칙에 반대하는 '자주 시민'(sovereign citizen) 움직임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경찰을 공격한 여성은 9가지 혐의로 기소됐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4일 빨래방을 찾은 한 손님이 앞서 와 있던 다른 손님에게 마스크를 쓰라고 요청했다 야구방망이로 두들겨 맞았다.

르파리지앵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파리 외곽의 한 빨래방에서 벌어졌다.

피해자는 "빨래방에 들어서면서 먼저 와 있던 사람에게 마스크를 써달라고 요청하자 그는 못 들은 척 했다"면서 "내가 계속 요구하자 그는 형제인지 사촌인지를 불렀고 그들 중 2명이 야구방망이를 들고 와 내 얼굴과 머리, 등을 때리고는 도망갔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아직 용의자가 특정되지 않고 있다.

prett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