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시의원들 컨트롤부재 지적

(춘천=연합뉴스) 이상학 기자 = 강원 춘천시 의암호에서 1명이 숨지고 5명의 실종자를 낸 선박 전복사고와 관련해 기간제 근로자와 담당 공무원이 현장에 가게 된 경위 등에 대해 의문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고가 일부 누락되는 등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춘천시는 호우에 대비하고자 지난달 말 대책본부장에 시장, 차장에 부시장, 총괄조정관에 기획행정국장으로 하는 재난안전 컨트롤타워를 구축했다.

춘천시가 현재까지 자체 파악한 사고 경위는 지난 6일 의암호 정화활동을 하는 기간제 근로자 5명은 오전 10시 30분께 수초가 떠내려간다는 전화를 받고 환경감시선을 이용해 유실을 막는 작업현장으로 이동했다.

수초섬은 계속된 집중호우와 의암댐과 소양강댐, 춘천댐의 방류로 애초 현장보다 의암댐 방면 하류로 떠내려간 상태였다.

기간제 근로자들은 송암스포츠타운에 오전 10시 40∼50분 사이 도착했다.

시청 담당부서가 수초섬 유실 방지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오전 10시 48분께로, 담당 공무원의 전화보고를 통해서다.

담당 주무관이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임에도 현장에 출동한 것에 대해서도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춘천시 관계자는 "담당 주무관이 누군가의 연락을 받고 현장에 출동한 것으로 보인다"며 "담당 계장은 (수초가) 떠나가게 내버려 두라며 출동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또 기간제 근로자에게 지원 요청이 이뤄졌는지 여부도 춘천시는 아직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기간제 근로자에게 오전 10시 49분부터 몇차례 통화가 되지 않다가 오전 10시 54분께 연결돼 철수를 지시하고, 담당 계장은 해당 부서에 도움 요청을 해 행정선이 출동했다.

이런 상황에서 담당 주무관은 상황이 여의치 않게 되자 오전 11시 3분께 112에 신고해 경찰정에 동승했다는 게 춘천시의 설명했다.

이 같은 내용은 춘천시가 관련자 진술과 핸드폰 통화 시간대로만 구성해 일부 사실관계는 추정에 의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상황에 대해 실종자 가족들은 "지시 없이 일할 수 없다"며 반박하고 있다.

또 일부 시의원들은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컨트롤타워가 부재했다고 지적했다.

이날 이상민, 김보건 의원은 확실한 진상규명이 필요하다며 공익제보로 들어온 영상을 공개했다.

시간대별로 1차로 10시 50분, 2차 10시 58분, 3차 11시 20분께 선박이 전복되기 직전까지 영상이다.

해당 영상에는 고무보트와 경찰정, 행정선, 민간업체 보트 등 7척이 의암댐 인근에서 수초섬 고정작업을 시도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담겼다.

영상 말미에는 수초섬이 떠내려가는 상황에서 경찰정과 민간업체 보트, 행정선이 마지막까지 수초섬이 하류로 내려가는 방향에서 막는 모습까지 담겨있다.

이상민 시의원은 "집중호우를 앞두고 사전에 인공 수초섬을 단단하게 고정하는 작업을 해야 했지만 담당 과장의 부재에다 보고도 뒤늦게 이뤄져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재수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전복사고에 책임을 통감하며 깊은 사과를 드린다"며 "사태의 수습을 위해 총력을 다해 실종자를 찾고, 유명을 달리하신 분에 대한 예우를 다하겠으며 경찰 수사 등에 성심껏 임해 한 치의 의문도 없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ha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