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C "백신 1차 공급 1천만∼2천만회 분량" 제시

(서울=연합뉴스) 신유리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된다고 해도 당장 대량 생산이 어려운 탓에 고위험군조차 우선순위를 정해야 할 지경이라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백신 1차 공급이 1천만∼2천만회 분량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예상치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다.

문제는 미 공공의료 종사자만 따져도 1억명이 넘는다는 점이다.

여기에는 의사, 간호사, 필수 근로자, 요양원 거주자 등이 들어가는데, 코로나19 에 노출될 위험이 일반인보다 훨씬 크다는 점에서 백신 우선 접종군으로 꼽힌다.

하지만 CDC 시나리오대로라면 이들 중에서조차 많아야 5명 중 1명, 적으면 10명 중 1명만 초기에 접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CDC 관계자는 "초기 공급 예상치를 보면 우선 접종군으로 간주되는 그룹조차 동시 접종이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미 미 보건 당국자들은 누구에게 먼저 백신을 맞혀야 할지 선택하는 논의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병원 응급실, 집중 치료실 등의 의료진이 헬스케어 종사자보다는 먼저 접종을 받게 될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의료계는 아니지만, 식품 공급망 등의 종사자 중에서는 어떻게 우선순위를 매길지도 논의 대상이다.

CDC 자문을 맡은 윌리엄 섀프너 박사는 "이와 관련한 신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백신을 개발 중인 제약사들도 나름대로 우선순위를 정하기는 했다.

제약사들이 지금까지 제시한 백신 공급 규모는 모두 합쳐 수억회 분량이지만 내년까지는 대량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다.

존슨앤드존슨은 "매일 출근해야 하는 의료계 종사자"를 최우선으로 제시했고, 노년층, 심장 질환자 등도 줄 앞쪽에 세웠다.

노바백스는 초기 6∼9개월은 우선 접종군을 정하는 고비가 되겠지만 그 이후로는 생산 속도가 접종 대상을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당국 논의 과정에서 돌발 변수가 나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개발이 완료된 백신이 노년층 같은 특정군에서 효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면 다른 후보군보다 우선시될 수 있다는 게 WSJ의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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