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새 페인트 작업 예전 모습 되찾은 '도산 표지판' 4개월여만에 또다시 얼룩 훼손

생·각·뉴·스

타운 인근 10번-110번 프리웨이 인터체인지
10여년간 지우기 10여차례 반복 낙서범 표적
2004년 설치'한인사회 자랑거리 얼룩' 착잡
"보호막, 자리 이동 등 근본 해결책 마련해야"

10번과 110번 프리웨이가 교차하는 '도산 안창호 메모리얼 인터체인지'에 세워진 기념 표지판이 또다시 낙서로 얼룩졌다. 지난 10여년 동안 낙서때문에 몸살을 앓아온 이 표지판은 지난 3월 초 존 이 LA 12지구 시의원의 요청 등으로 페인트 작업을 다시하고 예전의 말끔한 모습을 되찾았으나 4개월여만에 또다시 낙서의 표적이 되고 말았다.

지난 2004년 6월 세워진 이 표지판은 그동안 낙서하면 지우고, 또 하면 또 지우기를 10여차례 반복하다 이제는 한번 낙서하면 공공기관에서 나와 지우기까지 심하면 몇개월이걸리기도 한다.

프리웨이에 세워진 표지판의 낙서 제거 및 파손 보수를 위해서는 주민들의 보수 요구가 있어야 하나 도산 관련 단체는 물론 한인사회도 별로 관심을 표시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계속 낙서가 반복되다 보니 어느 누구를 비난하기도 쉽지 않다.

당국 역시 이 표지판 뿐만이 아니라 시내 곳곳을 훼손하는 낙서가 너무 많아 일일이 대처하기가 버거울 정도다.

프리웨이 표지판을 관리하는 캘리포니아주 교통국 산하 LA 카운티 당국은 "길거리 표지판 낙서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누군가 교통국에 보수요구 서한을 보내야 하며 서한이 접수되면 현장 피해상황을 파악한 뒤 표지판 교체나 보수작업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지난 3월에도 시민 제보와 언론사 보도를 접한 존 이 시의원의 요청과 데이비드 김 캘리포니아 교통국(CalSTA) 국장의 지시로 어렵사리 낙서를 제거하고 원상을 복구한 바 있다.
한 단체 관계자는 "어렵게 세운 역사적인 표지판이 훼손당하는 일이 반복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그는 "표지판의 위치가 낙서하기 쉬운 곳에 세워져 있기 때문에 낙서범들의 지속적인 표적이 되고 있다"며 "뜻있는 한인 단체 관계자들이 나서 보호막을 설치하는 등 보다 근본적인 해결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다시 낙서로 훼손된 이 표지판 사진을 찍어 본보에 제보한 한 독자는 "한인 사회가 자랑스러워할 안창호 표지판이 낙서로 훼손돼 있는 모습을 매일 접해야 하는 것이 속상하다"며 "해결점을 찾는데 신문사라도 나서 중지를 모아달라"고 말했다. 이지연 기자

☞도산 표지판은
도산 안창호 인터체인지(Dosan Ahn Chang Ho Memorial Interchange)는 케빈 머레이 민주당 상원의원이 도산기념사업회, 밝은미래재단과 협력하여 지난 2002년 한국인의 미국 이민 100주년을 기념하기위해 법안을 상정함으로써 만들어졌다. 2004년 6월 11일 도산 안창호의 장녀 안수산과 아들 랄프 안 등 후손들을 초청한 가운데 표지판 헌정식이 거행됐으며 가주 하원의 만장일치 결의로 그해 9월 정식으로 세워졌다. 가로 4m, 세로 1m 크기의 이 표지판은 미국에서 한인 고인의 이름을 딴 최초의 상징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