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이 오르고 주무기인 체인지업이 살아나자 류현진(33.토론토)의 이적 첫 승이 따라왔다.
류현진은 6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트루이스트 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애틀랜타와의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결과는 5이닝 1안타 무실점. 3볼넷을 주긴 했지만 삼진을 8개나 솎아내며 '코리안 몬스터' 특유의 강점이 되살아난 모습이었다. 1점 차 접전을 견딘 토론토가 2-1로 승리를 챙기면서 류현진도 입단 후 첫승이자 메이저리그 개인 통산 55승째를 챙겼다.
이날 류현진이 던진 84구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한 건 체인지업(32개)이었다. 이날 애틀란타는 오른손 타자를 8명이나 집중 배치해 류현진 공략에 나섰지만, 우타자 바깥쪽 아래로 형성되는 궤적에 방망이가 끌려나오기 일쑤였다. 이날 류현진이 기록한 헛스윙 삼진 7개 중 하나만 뺀 나머지 6개가 체인지업으로 유도한 것이었다. 오스틴 라일리는 두 차례(2회, 4회)나 방망이를 헛돌렸고, 마르셀 오수나(1회), 호안 카마고(2회), 트래비스 다노(4회), 찰리 컬버슨(5회)이 모두 같은 구종에 당했다.
세 번째 무기인 컷패스트볼(27개)은 절묘한 컨트롤 아래 반대 궤적을 형성했다. 5회 선두타자였던 요한 카마르고와 볼카운트 2B2S 승부에서 6구째 결정구로 선택했던 게 바로 이 구종이었다.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파고드는 류현진의 컷패스트볼에 카마르고는 배트를 휘둘러보지도 못하고 루킹 삼진을 당했다.
'구속 저하'는 개막 후 2경기에서 5이닝도 채우지 못한 채 강판됐던 류현진에게서 가장 두드러진 문제점이었다. 당시 포심 평균 구속은 140.6㎞. 원래부터 강속구로 윽박지르는 유형의 투수는 아니었지만, 내셔널리그(NL) 평균자책점 1위에 등극했던 지난 시즌 평균 145.6㎞에 비해서는 한참 떨어졌다. 조금만 코스가 몰려도 장타 공략이 쉬워졌고, 다양한 변화구의 효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었다. 이날 포심 20구의 평균 구속은 144㎞로, 지난 경기들에 비해 크게 올라 평균치에 수렴해가고 있다.

이지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