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박기'집주인 때문에 탄생한 도로가 '기가막혀'

중국

보상금 적다며 비철거 가옥 투쟁

다른 집들 다 떠났지만 요지부동

도로 개통 후 '화제의 집' 유명세

중국에서 10년간 '알박기'를 고집해 온 집주인 때문에 정부의 도로가 기형적으로 건설되는 일이 발생했다.

최근 광둥성 광저우에는 좁은 강을 사이에 둔, 두 도심을 연결하는 도로가 개통됐다. 당국이 10년 전부터 추진해 온 이 사업은 완료되기까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이 걸렸는데, '알박기'를 포기하지 않은 한 집주인 때문이었다.

정부 측은 도로 중간에 1층 짜리 조그만 집을 소유하고 있는 집주인과 상의해 보상금을 건넨 뒤 집을 허물려고 했지만, 집주인 량 씨는 끝내 이를 거절하고 소위 '알박기'라 불리는 재개발 예정지의 비철거 가옥 투쟁을 이어갔다.

량 씨는 "정부에 내 집에 상응하는 가치의 아파트 4채를 요구했지만 정부는 2채만 가능하다고 했고, 임시로 내주겠다는 거주지는 인근 시체보관소 근처에 있는 집이었기 때문에 거절한 것"이라고 말했다.

도로가 건설되기 전, 이 지역엔 총 7개의 업체와 47가구가 거주했지만, 량 씨를 제외하고는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해 9월 모두 해당 지역을 떠났다. 그러나 량씨는 자신의 요구조건이 관철되지 않았기 때문에 끝까지 집을 옮길 수 없다고 고집을 부렸으며 결국 당국은 량 씨의 집을 철거하지 못한 채 주위를 에둘러 도로를 건설해야 했다.

주변 도로보다 수 미터 아래에 위치해 있는데다 빠르게 달리는 차량으로 인해 소음과 안전문제도 존재했지만, 량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량씨는 "주위 사람들은 내 주거 환경이 매우 열악하다고 말하지만, 나는 상관없다. 도리어 이 환경이 매우 자유롭고 조용하며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말했다.

한편 도로 개통된 뒤 량씨의 집은 이웃 주민들은 '알박기'에 성공한 량 씨의 주택을 구경하기 위해 몰려드는 등 '화제의 건물'이 돼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