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루빈 카잔 이적 2경기 만에 쾌거
FC우파 상대 묘기 같은 발리슛 눈도장
간결한 패스-수준급 기량 팀 연승 기여

꿈에 그리던 유럽 무대 데뷔골까지 13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
올여름 러시아 프리미어리그 루빈 카잔 유니폼을 입으며 유럽에서 첫 커리어 시작을 알린 국가대표 미드필더 황인범(24)이 입단 2경기 만에 첫 골을 터뜨렸다.
황인범은 27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20~2021시즌 정규리그 5라운드 FC우파와 홈 경기에서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로 들어가 1분 9초 만에 선제 결승골을 넣었다.
레오니드 슬러츠키 루빈 카잔 감독은 전반을 0-0으로 마친 뒤 후반 시작과 함께 올렉 샤토프 대신 황인범을 투입했다. 1분이 갓 지난 시점에 결승골로 화답했다. 세르비아 공격수 조르제 데스포토비치의 슛이 상대 수비 맞고 솟았다. 이때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 있던 황인범이 몸을 뒤로 누이면서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연결해 우파 골망을 흔들었다. 묘기 같은 슛으로 고대하던 데뷔골을 만들어냈다. 2019~2020시즌을 끝으로 미국메이저리그사커(MLS) 밴쿠버 화이트캡스에서 루빈 카잔으로 이적한 그는 지난 23일 CSKA모스크바 원정에서 후반 34분 교체로 들어가 11분여 뛰었다.

출전 시간은 짧았지만 러시아 무대 데뷔전에서 간결한 패스와 기민한 몸놀림으로 수준급 기량을 뽐냈다. 마침내 두 번째 경기에서 득점포를 가동했는데, 러시아 무대에서 첫 골을 넣기까지 13분도 걸리지 않았다. 그가 클럽에서 골을 넣은 건 지난해 9월15일 MLS 휴스턴 디나모전 이후 11개월 만이다. 무엇보다 이른 데뷔골로 팀에 연착륙하는 데 날개를 달 전망이다. 그의 롤모델과 같은 손흥민(토트넘)도 만 18세이던 지난 2010년 10월 독일 함부르크 시절 1군에 데뷔한 뒤 2경기 만에 유럽 커리어 첫 골을 넣은 적이 있다.
루빈 카잔은 이날 황인범의 선제골 이후 데니스 마카로프의 연속골로 3-0 완승했다. 루빈 카잔은 개막 이후 3경기 무승(1무2패) 부진에 시달리다가 황인범 합류 이후 2연승에 성공, 승점 7을 기록하면서 16개 팀 중 10위에 올라 있다. 황인범이 데뷔 초기 팀의 '승리 파랑새'처럼 떠오르게 돼 더욱더 반가운 일이다.
그는 경기 직후 구단 SNS를 통해 "정말 행복하다. 득점하는 건 언제나 즐거운 일"이라며 "일주일 전에 카잔에 도착했는데 팀이 연승을 거뒀다. 늘 팀이 우선이며 그 속에서 개인적인 성과를 얻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