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라이프치히 첫경기 데뷔골
포칼컵 1R 뉘른베르크전 1골 1도움
챔피언스.빅리그 데뷔전 '멀티 공격P'

역시 '강심장 황소'다웠다.
독일 분데스리가 라이프치히 유니폼을 입으며 꿈에 그리던 빅리그 무대를 밟은 국가대표 공격수 황희찬(24)이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쏘아 올리며 성공시대를 열어젖혔다. 황희찬은 12일(한국시간) 독일 뉘른베르크 막스 그룬딕 슈타디온에서 열린 2020~2021시즌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1라운드 뉘른베르크 원정 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1골 1도움을 기록, 팀의 3-0 대승을 이끌었다.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에서 4시즌 동안 45골(125경기)을 터뜨린 황희찬은 지난여름 라이프치히 합류 이후 짧은 비시즌 기간과 맞물리며 프리시즌 평가전을 한 번도 소화하지 못했다. 그러나 율리안 나겔스만 감독은 이 경기를 앞두고 "황희찬은 무조건 선발"이라고 공언, 검증된 그의 기량에 신뢰를 보였다. 황희찬은 믿음에 보은하듯 그야말로 훨훨 날았다. 오래전부터 동료와 호흡을 맞춘 주력 공격수처럼 연계플레이는 물론 마무리까지 탁월했다. 킥오프 3분 만에 아마두 하이다라 선제골에 도화선이 된 패스로 예열한 그는 후반 22분 첫 공격 포인트를 기록했다. 에밀 포르스베리의 침투 패스를 받은 그는 페널티 아크 오른쪽을 돌파, 문전으로 쇄도한 유수프 포울센에게 연결했다. 포울센이 그대로 차 넣으며 골문을 갈랐다. 황희찬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후반 종료 직전 팀의 세 번째 골까지 책임졌다. 포르스베리~포울센의 연이은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히고 흘렀는데 차분에서 왼발로 마무리했다.
이날 1골 1도움 활약으로 황희찬은 유럽 챔피언스리그(UCL) 본선과 빅리그 데뷔전에 모두 멀티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최초의 코리언 유럽파가 됐다. 그는 지난해 9월18일 헹크(벨기에)를 상대로 한 UCL 데뷔전에서 1골 2도움을 기록한 적이 있다. 여기에 한국 선수가 유럽 5대 리그(EPL.라리가.세리에A.분데스리가.리그1)로 일컫는 빅리그 데뷔전에서 데뷔골을 넣은 건 지난 2008년 박주영이 프랑스 리그1 AS모나코에서 뛸 때 이후 12년 만이다. 당시 FC서울을 떠나 AS모나코 유니폼을 입은 박주영은 로리앙과 데뷔전에서 골 맛을 봤다. 손흥민(토트넘)도 지난 2010년 프로 데뷔 팀인 함부르크 시절 분데스리가 데뷔전에서 골을 넣은 적이 있으나 전 대회를 통틀어 첫 경기에서 골 맛을 본 건 황희찬이 2010년대 들어 처음이다. 누구에게나 빅리그에서 이른 데뷔골은 성공의 지름길이 된다. 그간 유럽클럽대항전 뿐 아니라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도 좀처럼 긴장하지 않는 강심장 면모를 뽐낸 황희찬은 마침내 빅리그 데뷔전에서도 제 기량을 입증하는 데 성공했다. 그는 오는 20일 마인츠를 상대로 이번엔 분데스리가 데뷔전 데뷔골에 도전한다.

김용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