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Q 160, 4개 국어 가능, 이공계 석사"라며 정자 기증

미국

정자은행 제출한 인적 사항 모두 가짜
강도 죄 8달 징역, 정신 질환 등 들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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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A 어떡해" 아기 가족들 충격 소송
뒤늦게 사과 "그래도 애들은 만나고파"


IQ(지능지수) 160의 천재. 4개 국어 가능. 이공계 학·석사학위 보유하고 있으며, 현재 박사학위 과정중."

정자를 기증받았던 부모들은 아이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고(高)스펙' 보유자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같은 이력은 모두 가짜였을 뿐 더러 그는 정신병력을 가진 전과자였다.

미국의 정신병력을 가진 전과자가 정자를 기증해 전 세계적으로 36명 아이의 생물학적 아빠가 된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아이의 가족들이 큰 충격에 빠졌다.

14일 영국 일간 더 선에 따르면 미국인 크리스 아젤레스(43)는 종업원으로 일하던 2000년부터 조지아주 자이텍스 정자은행에 1주일에 2번씩 정자를 기증하고 돈을 받아 생활비에 보탰다.문제는 그가 정자를 기증하면서 작성한 인적사항들이 거짓이었다는 점이다.

그는 대학원에 다닌 적이 없을 뿐 아니라 2000년 대학을 중퇴했다. 1999년 정신 분열증 진단을 받고, 정자를 기증하는 도중에도 정신질환으로 정신병원 입원치료를 받았다.

2005년엔 강도 혐의로 기소돼 8개월 징역형을 살았으며, 2014년엔 사격장 총을 빌려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의 아버지는 색맹이었다.

이러한 사실은 2014년 자이텍스 정자은행이 아젤레스의 정자를 기증받은 가족들에게 실수로 그의 이름이 적힌 업무 관련 서류를 보내면서 들통났다.

정자를 기증받은 아기 가족들은 충격을 받았고, 특히 자녀가 정신질환에 걸릴 유전자를 물려받았을까 불안해 했다.

아이의 가족들은 아젤레스를 사기 혐의로 고소했다. 아젤레스는 경찰서를 찾아 자신이 허위 사실을 기재해 정자를 기증했다고 자수했으나 형사처벌을 피했다. 가족들은 정자은행 측에도 2016년부터 12건 이상의 소송을 제기했다. 현재 조지아 대법원에 1건의 소송이 계류 중이라다.

아젤레스는 이후 6년이 지난 최근 인터넷 음성녹음 파일을 통해 아기와 그 가족들에게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과거 종업원으로 일하다 친구의 얘기를 듣고 정자은행을 찾았다는 그는 "관련된 가족들과 특히 아기들에게 용서를 구한다"고 말했다.

아직 자신의 아기가 없다는 "그들이 나를 원망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하고 "나는 불완전했지만 악의적이지는 않았다. 언젠가 전부는 아니더라도 최소 아이들 몇 명이라도 만나보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