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들 "터무니없다…우리도 아들 보고 싶어"

경찰, 실종사건을 살인사건 전환…시민들 제보 요청

(서울=연합뉴스) 김유아 기자 = 미국 경찰이 28년 전 실종된 남성을 살해한 혐의로 그의 부모를 체포했다가 보석 석방했다. 이에 부모는 "터무니없다"며 경찰을 비판하고 나섰다.

실종된 스티븐 클라크(23)의 부모인 도리스·찰스 부부는 영국 BBC방송과 데일리메일 등 언론에 "이번 주 초 아들을 살해한 혐의로 경찰에 체포됐다"면서 "정말 터무니없다. 비현실적인 일이다. 할 말이 없다"면서 억울함을 토로했다.

올해 초부터 스트븐 사건을 재개한 미국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 경찰은 "실종된 스티븐이 사망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살인사건으로 전환해 수사를 벌인 결과 두 명을 체포했다가 보석 석방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체포한 용의자의 나이나 성별 등 구체적 정보를 밝히지 않았지만, 클라크 부부가 직접 자신들의 체포 사실을 알린 것이다.

스티븐은 1992년 12월 28일 오후 3시경 가족과 함께 클리블랜드 솔트번 산책로를 걷다가 인근 공중화장실로 들어간 후 사라졌다.

당시 그의 어머니인 도리스는 여성 화장실로 들어갔고, 아버지 찰스는 다른 장소에서 장애인의 직무훈련 수업을 듣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실종신고 기록에 따르면 도리스는 화장실에 들어간 후 보이지 않던 아들이 귀가한 줄 알았고 집으로 돌아왔지만, 아들은 나타나지 않았으며 그의 시신조차 발견되지 않았다.

도리스는 살해 혐의에 대해 "절대 그런 적 없다. 아직도 아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지만 어쨌든 우린 슬픔 속에 나날을 보냈다"면서 "이번에 우리가 체포됐다는 사실에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는 것 외엔 뭐라 할 말이 없다"고 전했다.

공개수사로 전환된 데에 대해서는 "28년 전 일이다. 그날 일을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겠나"고 반문하면서 "경찰은 무엇을 물어볼 수 있을지, 사람들이 기억이나 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들 부모는 10년 전 한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누군가가 아들에 대해 뭐라도 아는 것이 있을 것이다. 무엇이든 알려졌으면 좋겠다"면서 "그저 아들이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뿐"이라고 전했다.

경찰은 스티븐 사건을 공개수사로 전환하면서 그의 사진을 공개하고 시민들에 제보를 요청했다.

숀 페이지 경감은 "그의 실종에 여러 의문점이 있다"면서 "1990년대의 기억을 한 번 더 되살려보고 스티븐을 알거나 그에 대해 들은 정보가 있다면 경찰에 알려주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어 "이번 체포에도 상당한 의미가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면서 "당시 그가 알고 지내던 사람들과의 관계가 어떠했는지를 알아내는 것이 이번 수사의 결정적 단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ku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