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갑시다

올해 준비된 21개중 20개 벌써 다 쓰고 달랑 하나 남아
이번 주에만 '샐리; 등 5개 허리케인·열대성 폭풍 발생
명칭 다 쓰면 15년 만에 처음으로 '그리스 알파벳' 사용

올해 들어 대서양에서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이 이례적으로 자주 발생하면서 허리케인에 붙일 이름마저 바닥이 났다.

미국 국립기상청(NWS)은 올해 발생한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에 붙이기 위해 마련한 이름 21개 중 20개를 벌써 사용했다며 현재 '윌프레드'라는 명칭 하나만 남아있다고 밝혔다고 15일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데니스 펠겐 NWS 대변인은 "현재 허리케인 시즌의 중간 지점을 겨우 지난 상황에서 이름 20개를 사용했다"며 허리케인 이름 명단을 새로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NYT에 따르면, 기상청은 매년 21개의 허리케인 및 열대성 폭풍의 이름을 정한다. 2025년까지 총 6년치 126개의 이름이 정해진 상태다. 내년에도 1호 허리케인은 아나, 2호 빌, 3호 클로뎃 등으로 명명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서양에서 '샐리' 등 허리케인이 이례적으로 많이 발생해 미리 준비해놓은 이름을 거의 다 썼다. 이번 주에만 하더라도 샐리(18호), 테디(19호), 비키(20호) 등 5개의 허리케인 및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다. 남아 있는 이름은 21호 '윌프레드' 하나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대개 매년 6~11월에 걸쳐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두 달여 남은 기간 윌프레드라는 이름 하나로는 부족하다.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은 중심부의 풍속 등 강도에 따라 구분되지만, 남성과 여성 영문 이름을 따서 미리 작성해놓은 명단에 따라 발생 순서대로 붙인다.

따라서 앞으로 2달 반 동안 생기는 허리케인이나 열대성 폭풍에는 '윌프레드'를 먼저 사용하고, 추가로 발생하는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에는 새로 만든 다른 이름을 붙여야 한다.

기상청은 한 해 미리 준비한 허리케인 이름이 고갈될 경우에는 그리스 알파벳 24글자를 사용한다. 22호 알파, 23호 베타 등으로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만약에 올해 그리스 알파벳을 활용한 허리케인 호칭이 현실화한다면 이는 1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허리케인 이름을 붙이는데 그리스 알파벳까지 동원한 사례는 2005년에 단 한 차례 있었다. 그해 대서양에서는 무려 28개의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고, 미 기상청은 6개에 알파, 베타, 감마, 델타, 입실론, 제타라는 그리스 알파벳 이름을 붙였다.


폭풍아 네 이름은 뭐냐?"
6일 오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의 거리에서 한 남성이 허리케인 '샐리'로 인해 물에 잠긴 차량들을 바라보고 있다. 샐리는 미국 남동부를 강타하며 서서히 북상 중으로, 곳곳에 '물폭탄'을 뿌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