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케인아 좀 쉬엄쉬엄 와라, 너무 잦아서 붙여줄 이름도 거의 없다

미국 대서양 연안 지역에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현지 기상 당국이 준비한 이름을 소진하게 될 처지라고 뉴욕타임스(NYT)가 15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미 국립해양대기청(NOAA)은 매년 21개의 허리케인 및 열대성 폭풍의 이름을 정한다. 현재 2025년까지 총 6년치 126개의 이름이 정해진 상태다. 내년에도 1호 허리케인은 아나, 2호 빌, 3호 클로뎃 등으로 명명한다.

하지만 올해 들어 대서양에서 ‘샐리’ 등 허리케인이 이례적으로 많이 발생해 미리 준비해놓은 이름을 거의 다 썼다. 이번 주에만 하더라도 샐리(18호), 테디(19호), 비키(20호) 등 5개의 허리케인 및 열대성 폭풍이 발생했다. 남아 있는 이름은 21호 ‘윌프레드’ 하나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대개 매년 6~11월에 걸쳐 발생하는 것을 감안하면 앞으로 두 달여 남은 기간 윌프레드라는 이름 하나로는 부족하다. 미 기상 당국은 한 해 미리 준비한 허리케인 이름이 고갈될 경우에는 그리스 알파벳 24글자를 사용한다. 22호 알파, 23호 베타 등으로 이름을 붙이는 식이다.

올해 허리케인이 21개 넘게 발생할 경우 이는 2005년 이후 15년 만이다. 2005년에는 허리케인과 열대성 폭풍 27개가 발생했다. 뉴올리언스를 강타해 수십만명의 이재민을 낳은 허리케인 카트리나도 그해 발생했다. 당시에도 미 기상 당국은 22~27호까지 알파ㆍ베타ㆍ감마ㆍ델타ㆍ엡실론ㆍ제타라는 이름을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