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32.세인트루이스)이 던지면 역사가 된다. 화려한 복귀전을 치른 김광현이 구단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현지에서도 찬사 일색이다.
김광현은 15일(한국시간) 밀러파크에서 열린 밀워키와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원정경기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등판했다. 혈관이 막혀 신장 경색 진단을 받고 부상자 명단에 오른지 13일 만의 등판이었지만 오히려 충분히 휴식을 취한 투수처럼 완벽한 구위를 뽐냈다. 이날 김광현은 더블헤더 제1경기 정규이닝인 7회까지 마운드를 지켰고, 안타를 단 3개만 내주는 빼어난 투구로 자신의 가치를 빛냈다. '식물타선' 탓에 1-2로 패해 승리 투수로 이름을 올리진 못했지만, 김광현의 투구만 놓고보면 경기 MVP로 꼽히기 손색없는 활약을 펼쳤다.
ESPN은 이날 김광현의 투구를 지켜본 뒤 '빅리그 데뷔 시즌에 선발로 나선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0.33을 기록한 것은 공식기록을 집계하기 시작한 1913년 이래 두 번째로 좋은 성적'이라며 '페르난도 발렌수엘라가 1981년 LA다저스에서 데뷔해 5경기에서 5승 무패 평균자책점 0.20을 기록한 게 최고 기록'이라고 강조했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닷컴) 조사 담당 기자인 앤드류 사이먼은 '김광현은 1968년 밥 깁슨 이후 52년 만에 4연속 경기 5이닝 이상 비자책을 기록한 세인트루이스 투수'라고 소개했다. 기록전문업체 스탯츠는 '4연속경기 5이닝 이상 3안타 이하 투구로 비자책 행진을 이은 선발투수는 1912년 이후 내셔널리그에서는 처음'이라고 소개했다.
연일 호투로 눈길을 사로잡자 구단도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해 김광현 띄우기에 나섰다. 구단은 이날 김광현의 투구 내용을 도표 형태로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올해의 신인?'이라는 짧고 굵은 멘트를 달았다. 내셔널리그 신인왕 수상이 당연하다는 뉘앙스였다. MLB닷컴은 '김광현이 매우 뛰어난 활약을 펼치며 돌아왔다. 팀은 패했지만, 김광현의 활약은 부인할 수 없다'며 '김광현의 건강은 이날 역전패를 당한 팀 타선보다 건강했다'고 칭찬했다.
지역매체인 세인트루이스 포스트 디스패츠도 '부상에서 돌아온 김광현이 밀워키에게 좌절감을 안겼다'며 박수를 보냈다.

장강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