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대회 16번째 우승과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최다승(83승)에 도전하는 타이거 우즈(미국)의 발걸음이 무겁다.
17일 뉴욕주 머매러넥의 윙드풋 골프클럽(파70)에서 열린 올해 두 번째 메이저대회 US오픈 1라운드에서 우즈는 3오버파 73타를 적어냈다. 공동 71위로 밀린 우즈는 컷 통과가 발등의 불이 됐다.
동반 경기를 치른 세계랭킹 저스틴 토머스(미국)는 5언더파 65타를 쳤다.
70위 밖으로 밀린 우즈는 2라운드에서 반등하지 않으면 컷 통과가 아슬아슬한 처지다.
우즈는 연습 라운드 때부터 티샷이 아주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 윙드풋 골프클럽 러프가 워낙 깊고 질겨 탈출이 쉽지 않다.
연습 라운드를 지켜본 언론들은 실제 경기에서도 티샷이 자주 러프에 빠지면 희망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 기사를 썼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이날 우즈는 페어웨이 안착률이 43%에 불과했다. 덩달아 그린 적중률도 50%에 그쳤다. 티샷이 살짝만 빗나가고 깊은 러프에 볼이 묻혀 다음 샷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장면이 여러 차례 연출됐다.
그나마 우즈는 퍼트가 잘 됐다. 9번 홀(파5)에서는 두 번이나 휘어져 언덕을 넘어오는 9m 버디 퍼트를 넣는 등 5개의 버디를 잡아냈다.
우즈는 "원하는 경기를 하지 못했다. 경기 중반까지 좋은 퍼트를 많이 했지만, 초반에 그럭저럭 때려냈던 티샷이 후반에는 다음 샷이 하기에 어려운 곳으로 갔다"면서 "대회는 이제 시작이다. 다음 라운드 때 더 좋은 경기를 해야겠다"고 말했다.
한편 임성재(22)가 난생처음 출전한 US오픈 첫날을 무난하게 치러내 상위권 진입에 파란불을 켰다.
PGA)투어 2년 차로 US오픈에 처음 출전한 임성재는 버디 2개와 보기 2개를 묶어 이븐파 70타를 적어냈다.
5언더파를 쳐 선두로 나선 세계랭킹 3위 저스틴 토머스(미국)에게 5타 뒤졌지만, 오버파 스코어가 쏟아진 난코스에서 공동 22위로 선전했다.
1번 홀(파4)에서 티샷이 러프에 빠진 바람에 보기로 시작한 임성재는 8번 홀(파4)에서 3퍼트로 1타를 더 잃어 힘겨운 경기가 되는 듯했다.
임성재는 12번 홀(파5)에서 335야드짜리 티샷을 페어웨이에 떨군 뒤 만든 3m 버디 기회를 살려내 분위기를 바꿨고, 이어진 13번 홀(파3)에서 6m 버디 퍼트를 집어넣어 잃었던 타수를 만회하는 뚝심을 보였다.
임성재는 러프가 무성한 윙드풋 골프클럽에서 가장 중요한 페어웨이 안착률을 평균보다 20% 포인트 높은 64%로 유지하며 정교한 샷을 뽐냈다. 그는 그린을 단 3번밖에 놓치지 않았다.
다만 굴곡과 경사가 심하고 빠른 그린 적응이 숙제로 남았다.
토머스는 버디 6개를 잡아내고 보기는 1개로 막아내 2017년 PGA챔피언십 제패 이후 3년 만에 메이저대회 두 번째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PGA투어 통산 13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도 올랐던 토머스는 PGA챔피언십 우승 이후 메이저대회에서 한 번도 5위 이내에 들어본 적이 없고, 지난해 US오픈에서는 컷 탈락했다.
토머스는 "아쉬운 점이 없진 않지만, 샷과 퍼트 모두 만족스러운 하루였다"면서 "코스가 어려워도 오늘처럼 티샷을 잘 친다면 버디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7번 홀(파4)에서 홀인원의 행운을 누린 패트릭 리드(미국)와 매슈 울프(미국), 토마스 피터르스(벨기에)가 4언더파 66타로 토머스를 1타차로 추격했다.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는 3언더파 67타를 때려 2011년에 이어 두 번째 US오픈 패권에 도전할 발판을 마련했다.
욘 람(스페인)과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나란히 1언더파 69타를 쳤다.
샷이 흔들린 세계랭킹 1위 더스틴 존슨(미국)은 버디 2개에 보기 3개, 더블보기 1개로 3타를 잃어 공동 71위에 그쳤다.
이 대회에서 준우승만 6번 했던 필 미컬슨(미국)은 8오버파 79타로 실망스러운 1라운드를 마쳤다.
안병훈(29)은 1오버파 71타로 공동 33위에 올랐다.
김시우(25)는 2오버파 72타로 공동 57위에 머물렀다. 김시우는 버디 4개를 잡아냈지만 2개의 더블보기가 발목을 잡았다. 강성훈(33)은 보기 7개를 쏟아내 4오버파 74타를 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