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23일 국회 법사위에서 야당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고 침묵으로 대응했다.

국민의힘 조수진 의원이 현안질의를 요청하며 '아들 의혹에 대해 8개월만에 면피성 압수수색이 이뤄졌다'는 취지로 지적하자 추 장관은 "이것이 현안이라는 데 대해 이해가 잘 안 간다. 제가 이 사건 보고를 받지 않는다"고 받아쳤다.

이에 조 의원이 "법무장관은 법무행정과 검찰을 총괄하지 않느냐"며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질문을 수차례 이어갔지만, 추 장관은 답변하지 않았다.

그러자 열린민주당 김진애 의원은 "국회가 혐오집단이 되거나, 법사위가 찌라시 냄새가 나고 싼 티가 난다는 평가를 듣고 싶지 않다"며 "법무장관이 답변을 안 하는 것은 일종의 묵언 수행인데, 품격있는 대응"이라고 추 장관을 엄호했다.

국민의힘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인 박덕흠 의원에 대한 진정사건 수사와 관련해 질의하며 추 장관을 향해 "법무부 장관님"이라고 3차례 호명했지만, 추 장관은 반응하지 않았다.

이에 김 의원이 "이제 대답도 안 하십니까"라고 따지자 추 장관은 "듣고 있습니다"라고 대꾸했다.

다시 "질문할까요"라고 물은 김 의원은 추 장관이 재차 묵묵부답하자 "하이고 참"이라고 한숨을 내뱉었다.

김 의원은 "의원이 질의하면 답을 해야 하지 않나, 이 부분을 그냥 보고 있을 것인가"라고 윤호중 법사위원장에게 항의했다.

이에 윤 위원장은 "야당 위원들이 (추 장관의) 마이크 켜졌을 때 발언을 하도 지적하니까"라면서 "답변하지 않을 자유도 있지만, 성실히 답변해야 할 의무도 있으니 그렇게 해달라"고 추 장관을 향해 당부했다.

이날 법사위에 앞서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법사위원장과 여당 간사가 추 장관 등에 대한 현안질의 기회를 막는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또 회견에서 조수진 의원은 "오전 법안소위에서는 예정에도 없던 공수처법 개정안 안건이 느닷없이 상정됐다"며 "야당을 얼마나 우습게 알면 그런 짓을 하나"라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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