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끼기보단 구위 점검… 류현진, 오늘 오후 '악의 제국' 상대

PS 준비 예상 깨고 정규 시즌 최종전 등판
다저스 때부터 악연, 통산 ERA 8.80 부진
저지.스탠튼 '쌍포'까지 복귀… 산 넘어 산
상대 노림수 깰 '정교한 커맨드.제구' 필요

토론토 에이스 류현진이 '양키스 악몽'을 떨쳐낼 수 있을까.
류현진이 순리대로 '악의 제국'을 상대한다. 오늘인 24일 오후 3시 37분 미국 뉴욕주 살렌 필드에서 열리는 뉴욕 양키스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한다. 포스트시즌 전 류현진이 나서는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다. 당초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류현진이 양키스전을 건너뛰고 포스트시즌 등판 준비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토론토 찰리 몬토요 감독은 예정대로 류현진이 양키스전을 치른 뒤 포스트시즌에 나설 것이라고 언급했다.
류현진에게 양키스는 껄끄러운 상대다. 맞대결때마다 류현진에게 쓰라림을 안긴 상대가 양키스다. LA다저스 시절에도 양키스전 2경기에 나서 10.1이닝을 소화하며 2번 모두 패전 투수가 됐다. 2경기에서 홈런 4방을 얻어맞았고, 평균자책점은 8.71에 달했다.
양키스와 같은 지구에 속한 토론토 이적 이후 상대한 경기에서도 류현진은 홈런 세 방을 얻어맞는 등 5이닝 6안타(3홈런) 2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부진하며 쓴 잔을 들이켰다. 통산 양키스 상대 평균자책점은 8.80으로 더 올라갔다.
당시 포심패스트볼 평균 구속이 88.7마일(142.7km)로 평소보다 잘 나오지 않으면서 고전했다. 포심패스트볼을 던졌다가 홈런을 허용한 뒤 몸쪽 승부를 제대로 펼치지 못했고, 체인지업 위주로 공을 던지다보니 류현진 특유의 팔색조 피칭이 나오지 않았다.
결국 다가오는 양키스전에서 호투하기 위해서는 구종간 밸런스가 잡혀야 한다. 상대 타자들은 류현진의 주무기가 체인지업이라는 걸 다 알고 있다. 특히 우타자들은 처음부터 류현진이 던지는 바깥쪽 체인지업을 노리고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류현진은 그간 타자들의 노림수를 역으로 이용해 패스트볼 계열의 공을 자신있게 몸쪽에 꽃아넣으며 허를 찔렀고, 재미를 봤다. 볼카운트 싸움을 유리하게 끌고간 뒤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구사해 삼진을 뽑아내는 건 류현진의 트레이드 마크다. 이번 양키스전에서도 이런 수 싸움이 가능해야 승리로 가는 길이 가까워진다. 양키스 타선이 쌍포 애런 저지와 지안카를로 스탠튼의 복귀로 더욱 강력해졌기 때문에 더욱 정교한 커맨드와 제구가 이뤄져야 한다.
토론토의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류현진이 양키스전에서 무리할 필요는 없다. 컨디션 점검 차원으로 적은 공을 던진 뒤 내려갈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좋은 결과를 내고 마운드에서 내려가느냐와 그렇지 않느냐는 천지차이다. 기왕이면 양키스 징크스를 깨고 포스트시즌 준비에 돌입하는 게 좋다. 메이저리그 커리어 내내 류현진을 괴롭혔던 양키스와 악연을 4번째 대결에서 끊어낼 수 있을까.

서장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