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먹이 없이 야외에…운송용 종이 상자 비에 젖어 수송 불가능해지자 버려

동물단체 살아남은 병아리 입양 추진…경찰, 조사후 '동물학대' 혐의 적용할듯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스페인 마드리드의 한 공항에 병아리 2만6천마리가 먹이도 없이 방치돼 대부분 죽는 일이 발생했다.

8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스페인 경찰은 전날 마드리드 바라하스 국제공항 화물터미널에 종이 상자 형태의 우리에 담긴 병아리들이 방치된 것을 확인하고 구조했다.

발견된 병아리는 총 2만6천마리가량인데 태어난 지 며칠 안 된 데다가 사흘간 먹이와 물 없이 추위 속에 야외에 방치됐다.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 6천마리는 이미 죽어있었고 나머지도 곧 죽어 결국 3천여마리만 살아남았다.

현지 경찰은 "병아리들이 살기 위해 다른 병아리 사체를 먹었다"고 말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은 살아남은 병아리들을 위한 입양처를 찾고 있다.

병아리들이 어디로 수송될 예정이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종이로 만든 병아리 수송용 상자가 비에 젖게 되자 수송업체가 수익이 나지 않는다며 책임지기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확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경찰은 추후 관련자들에게 동물 학대 혐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