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400억짜리 마오쩌둥 친필 족자 두동강이 내 7만원에 넘긴 '멍청한' 도둑 일당 체포

홍콩

수집가 집서 훔친 2.8m 길이 두루마리
"진품 일리없다,자르자" 장물아비 권유
충격받은 족자 주인 병원 입원 치료 중

최소 3400억 원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알려진 마오쩌둥(毛澤東)의 친필 족자를 불과 500홍콩달러(약 7만4000원·미화 75달러)에 팔아넘긴 멍청한 홍콩 도둑과 이를 사들인 장물아비가 경찰에 붙잡혔다.

7일 CNN에 따르면 지난 9월 10일 홍콩의 한 유명 수집가 아파트에 침입해 마오쩌둥이 쓴 7개의 서예 작품과 2만4천개의 중국 우표, 10개의 청동 주화 등 총 6억4천500만달러(한화 약 7천500억원)에 달하는 예술품을 훔쳐간 남성 3명이 최근 홍콩 경찰의 '조직범죄와 삼합회 단속국'(OCTB)에 잡혔다. 당시 이 수집가는 출장 때문에 집을 떠나 중국 본토에 가있었다.

도난품 중 가장 비싼 물품은 마오가 직접 쓴 '홍군 제4사령부 정치부 포고'란 족자다. 길이가 약 2.8m에 달하며 23억 홍콩달러(약 3423억 원·미화 3억달러)의 가치를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다. 마오 외에도 주더(朱德), 천이(陳毅) 등 중국 공산당 초기 지도자의 도장이 나란히 찍혀 값이 비싼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실을 몰랐던 도둑들과 장물아비는 '너무 길어서' 이 족자의 보관이 어렵다며 반으로 잘랐다. 특히 장물아비가 "족자가 진짜일 리 없다. 모조품이 확실하니 보여주거나 이동하기 쉽게 편의성을 위해 반으로 자르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도둑 일당은 반으로 갈라진 족자 두루마리 두 조각을 각각 미술품 수집가, 도난품이 가짜라고 믿는 장물아비 구매자에게 헐값에 넘겼다. 이후 이들 구매자는 지난달 22일 경찰의 공개수배를 확인한후 신고했고 경찰은 두루마리를 압수했다.

오래 전부터 마오쩌둥의 유물을 수집했던 수집가 주인은 도난 사건 직후부터 큰 충격을 받아 입원 치료까지 받았다.

졸지에 족자를 절반으로 잘린채 돌려받게 된 "족자가 반으로 찢겨진 것을 보고 가슴이 아팠다"며 "작품의 가치에 확실히 영향을 미칠 것이지만 그 영향은 아직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소더비 경매에서 마오쩌둥이 붓글씨로 쓴 자필 편지는 무려 미화 67만달러(약 7억7000만원)에 팔리기도 했다.

한편 경찰은 붙잡은 3명 중 2명을 각각 절도 혐의와 절도를 도운 혐의로 조사 중이며 나머지 1명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석방했다. 또, 이 범죄에 연루된 다른 2명을 쫓고 있다.
경찰은 이 족자를 제외한 대부분 예술품의 행방을 찾지 못해 수사를 이어나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