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감염자 에어로졸 0.003%만 다른 승객 호흡 가능 거리에

에어로졸 99% 6분이면 기내서 빠져…감염자 옆 54시간 앉아야 위험

식사·대화·탑승 대기 상황 등은 빠져 한계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기자 = 비행기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파될 위험이 극히 작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15일미국 국방부가 발표한 연구결과를 보면 비행기 내 코로나19 감염자가 있어도 승객들이 마스크를 착용했다면 평균적으로 바이러스를 지닌 에어로졸의 약 0.003%만 다른 승객의 호흡 가능 거리에 들어가는 것으로 측정됐다.

이에 따라 승객이 코로나19가 전파될 정도로 에어로졸에 노출되려면 코로나19 감염자 옆자리에 54시간 이상 앉아있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국방부가 유나이티드항공 협조를 받아 보잉 777기와 767기에 코로나19 감염자를 대신한 에어로졸을 뿜는 마네킹과 다른 승객 역할인 감지장치를 설치해 '비행기에 승객이 꽉 찬 상황'을 만든 뒤 실제 비행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러한 '실험비행'은 6개월간 300차례 실시됐다.

기내 코로나19 전파확률이 낮은 이유는 공기순환이 빠르고 공기가 흐르는 방향이 위에서 아래인 데다가 공기정화장치가 잘 갖춰졌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실제 한 차례 시험마다 마네킹이 뿜어낸 에어로졸이 1억8천만개가량이었는데 약 99.99%가 6분 내 기내에서 빠져나갔다.

물론 이번 연구에 한계점도 있다.

무엇보다 코로나19 감염자를 포함해 승객들이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대화하거나 음식물을 먹는 일도 없는 상황이 가정된 채 실험이 실시됐다.

또 비행기 탑승 전 대기 줄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될 가능성도 고려되지 않았다.

코로나19로 경영난에 빠진 유나이티드항공은 이번 연구결과를 환영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연구결과를 페이스북에 공유하면서 "우리 비행기에서 코로나19에 노출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지난달 승무원의 코로나19 감염률이 1%가 안 돼 전체 미국인(당시 2%)보다 낮다는 연구결과를 내고 "비행기를 타도 안전하다"고 홍보하기도 했다.

기내에서 코로나19가 전파될 확률이 낮다고 당장 여행수요가 늘어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스콧 커비 유나이티드항공 최고경영자(CEO)도 이날 "앞으로 12~15개월은 어려운 시기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2024년은 돼야 출장여행 수요가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다만 커비 CEO는 "(여행수요가) 평상수준으로 돌아오긴 할 것"이라면서 "내년 말이나 후년 초 출장여행 수요가 회복되기 시작하리라 전망한다"고 덧붙였다.

jylee2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