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 8.8% 감소…운송·이동 줄고 경제활동 제한 탓

뉴스분석

감소량 2차대전 때보다도 더 커
봉쇄 일찍 해제 중국은 다시 ↑

올해 상반기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이 전년 동기 대비 8.8% 감소했다는 연구보고서가 나왔다.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이동과 경제활동이 제한된 덕분이다.

14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저명한 학술지 네이처는 올해 1~6월 전세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16억톤 감소했다는 연구논문을 실었다. 올 6개월 동안 줄어든 탄소량은 지난 3년 동안 영국 전체의 배출량과 맞먹는다.

40여명의 과학자들은 전력소비, 항공운항 정보, 산업생산 지표 등의 실시간 자료를 분석해 이번 논문을 냈다. 논문 저자 중 한 명인 한스 요하킴 셀후버는 탄소배출 급감에 대해 "금융위기보다 더 극적"이라고 말했다. 독일 포츠담 기후영향 연구소의 셀후버 소장에 따르면 이같은 감소세는 2차 세계대전 때보다 큰 것이다. 하지만 미국이나 유럽보다 먼저 봉쇄를 해제한 중국에서는 탄소배출이 늘기 시작했다고 논문은 적시했다.

올 7~8월 중국에서 탄소배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올 여름부터 중국의 경제활동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는 것을 시사한다. 반면 올 7~8월 미국의 탄소배출은 평년 같은 기간 대비 11.6% 감소했다.

자동차부터 항공기까지 운송수단에서 뿜어져 나오는 탄소가 가장 많이 줄었다. 대부분 사람들이 집에 머무르면서 늘어난 주택의 에너지 사용은 미미했다.

상반기 탄소배출이 급감했지만, 장기적으로 볼 때 오르는 지구 온도에는 당장 큰 변화를 주지 못할 것이라고 연구자들은 지적했다. 셀후버 소장은 코로나19로 인한 탄소배출 감소는 "지구 온난화에 거의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는다"며 "기껏해야 0.01도 미만의 변화"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