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계 20대로 정신감정 위해 치료감호소 이송

(시카고=연합뉴스) 김현 통신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등을 요구하며 미국 시카고 도심 강변의 '트럼프 타워' 난간 외벽에 매달려 밤을 지새운 남성이 약 13시간 만에 무사히 구조됐다.

경찰은 19일 회견을 열고, 트럼프 타워 16층 테라스 아래에 매달린 채 13시간 이상 경찰과 대치한 러시아계 20대 남성을 이날 오전 7시께 구조해 연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용의자 설득을 위해 인질 협상가 및 러시아어 통역사 등이 동원됐으며, 부상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고 전했다.

이어 "용의자는 정신감정을 위해 치료 감호소로 이송됐다"면서 "기소 여부는 정신감정 결과가 나온 이후에 결정하겠다"고 부연했다.

경찰 발표에 따르면 이 남성은 전날 오후 5시 30분께 고급 식당들이 모여 있는 트럼프 타워 16층에 잠입한 뒤 등산 장비를 이용, 테라스 외벽 2~3m 아래로 내려갔다.

남성이 매달려 있던 곳은 시카고 최대 번화가 시카고 강변의 트럼프 타워 정면으로, 그의 행위는 수많은 이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신고를 받은 경찰 특수기동대(SWAT)가 구조요원들과 함께 현장에 출동했을 때 그는 한 손으로 빨간색 밧줄을 잡고 다른 한 손에 칼을 쥔 상태였다.

경찰이 구조를 시도하자 남성은 "끌어올릴 경우 칼로 밧줄을 끊겠다"고 으름장을 놓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성은 여러 가지 요구를 했으며 '트럼프 대통령 또는 기자단과의 면담'도 포함돼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경찰은 세부 요구사항을 공개하지 않은 채 "수용할 수 있는 것은 수용했다"면서 "팀워크를 통해 젊은 생명을 구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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