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물성 제품 '버거·스테이크' 명칭 사용 금지
유럽의회 21일 표결…美도 반대 움직임 확산

유럽연합(EU)이 육류 대신 채소나 식물성단백질 제품으로 만든 이른바 비건·베지 식품(사진)을 두고 '버거'나 '스테이크' 등 명칭을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투표에 부친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유럽의회는 오는 21일 육류 함유 제품에만 특정 명칭을 쓸 수 있도록 하는 안을 투표로 결정할 예정이다. 이 안이 발효되면 EU 역내에서 버거, 스테이크, 소시지 등 기존 고기 제품과 관련된 용어와 명칭은 동물의 고기로 만든 제품에 대해서만 쓸 수 있게 된다.

FT는 "실제 고기의 모양과 맛, 식감을 재현한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여럿 나와 인기를 끌고 있는 와중에 이같은 안건이 나왔다"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유럽에서 식물성 대체육 매출은 73% 늘었다.

유럽 축산업계와 육류가공업계 등은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가짜 고기'에 버거나 스테이크 이름을 붙여 소비자들을 혼동케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EU농업협동조합협회는 "육류 제품 명칭을 보호하지 않으면 수년간 축산업계와 육류가공업체 등이 쌓아온 명성을 (식물성 대체육 기업들이) 빼앗아갈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도 식물성대체육 제품 명칭을 두고 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미국에선 '비욘드미트' '임파서블버거'등 유명 대체육 기업의 이름과 제품명에 '미트' '버거' 등이 붙어 있다.

FT는 "식물성 대체육 기업이 육류 관련 명칭을 쓸 수 없게 하려는 움직임이 미국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