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한인 야구팬들에게 갑자기 고민거리가 생겼다.
오늘부터 시작되는 월드시리즈 경기에서 “어느 팀을 응원해야 하나” 때문이다. 제2의 고향 LA 다저스를 응원하자니 상대팀 탬파베이 레이스에 최근 새롭게 떠오르는 최지만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최지만을 응원해야 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동안 류현진이 맹활약했던 LA 다저스에도 정이 듬뿍 들었던 것은 사실.
하지만 류현진이 토론토로 떠났으니 홀가분하게 최지만을 응원할 수 있어 다행으로 생각하는 한인들도 많다.
오히려 류현진을 토론토로 보낸 다저스에 대한 서운함까지 더해 가보지도 않은 탬파베이를 응원하는데 부담이 없다. 그래서 2020 MLB 월드시리즈에 관해서 만은 다저스에 미련이 없다. 한인들에게 류현진 없는 다저스는 ‘팥고물 없는 찐빵’이라는 생각까지 드는 것은 사실이다.
한인들의 이런 감정과는 달리 다저스는 MLB 포스트시즌 내셔널리그 챔피언결정전(NLCS) 최종 7차전에서 애틀랜타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시리즈 전적 4승 3패로 월드시리즈 진출권을 따내고 우승을 노리고 있다.
4차전까지 1승 3패를 기록하며 벼랑에 내몰렸던 다저스는 극적으로 5∼7차전을 내리 따내면서 2018년 이후 2년 만에 월드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MLB) 정규시즌 홈런 1위(118개) 팀 다저스는 대포의 위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NLCS 최우수선수는 다저스 유격수 코리 시거가 차지했다.
시거는 이번 NLCS 7경기에서 29타수 9안타(타율 0.310), 5홈런, 11타점을 올렸다. 5홈런, 11타점은 NLCS 역사상 최다 기록이다.
다저스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43승 17패(승률 0.717)로 30개 구단 중 가장 높은 승률을 기록했다.
1883년 창단한 다저스는 팀 역사상 21번째로 WS 진출에 성공하면서 같은 해 창단한 샌프란시스코를 제치고 내셔널리그 최다 WS 진출팀이 됐다. 다저스는 이 가운데 6번 정상에 올랐다. MLB 30개 팀 가운데 6위. 다만 32년 전인 1988년 정상 등극 이후로는 WS 우승이 없다.
다저스와 WS에서 맞대결을 벌이게 된 탬파베이는 팀 역사상 첫 우승에 도전한다. 1998년에 창단한 메이저리그 막내 구단 탬파베이는 2008년에 딱 한 차례 WS에 나섰지만 1승 4패로 필라델피아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탬파베이가 우승하면 최지만은 한국인 야수로는 처음으로 MLB 우승 반지를 차지하게 된다.
정규시즌 성적을 기준으로 하면 다저스가 공수 모두에서 탬파베이에 앞선다. 스포츠를 비롯한 각종 사회 현상을 통계를 활용해 설명하는 인터넷 매체 ‘파이브서티에이트닷컴’은 7 대 3 정도로 다저스가 유리하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올해 월드시리즈는 모든 경기가 텍사스의 안방인 글로브라이프필드에서 열린다. 1차전은 오늘 오후부터 시작한다.
한인들에겐 어느팀이 우승하든 상관 없다. 그저 최지만이 시원한 홈런포를 펑펑 터트려 주기만을 기대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