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클레이튼 커쇼는 2020년 탬파베이 레이스와의 월드시리즈 1차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다. 6이닝 동안 2안타(1홈런) 1볼넷 8삼진 1실점으로 역투했다.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1차전 승리 투수 이후 3년 만의 쾌거다. 당시 7이닝 3안타(1홈런) 11삼진 1실점했다.

커쇼는 이날 등판 전까지 꿈의 월드시리즈 무대에서 4경기 선발 등판해 1승2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부진했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디비전 시리즈, 챔피언십 등을 통틀어 WS 무대에서 성적이 가장 나빴다. 큰 경기에 약하다는 꼬리표가 따라 다닐 만했다.

그러나 20일텍사스 알링턴 글로브 라이프 필드에서는 달랐다. 안방이며 고향 무대여서 달랐을까. 올 월드시리즈는 코로나 바이러스 팬데믹으로 글로브 라이프 필드 버블에서 진행되고 있다. 커쇼는 텍사스 댈러스 출신이다. 알링턴과는 지척의 거리다. 댈러스에 위치한 하이랜드 파크 고교를 졸업한 해인 2006년 LA 다저스에 1라운드 전체 7번으로 지명됐다. 당시 전체 1번은 테네시 대학 출신 루크 호체바르로 캔자스시티 로열스가 지명했다.

커쇼는 1차전에서 6이닝 78개(스트라이크 53)의 깔끔한 투구로 마쳤다. 1회 1사 1,2루 위기를 넘겼고, 5회 좌타자 케빈 키어마이어에게 내준 홈런이 유일한 실점이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NLCS 4차전에서는 6회 고비를 넘기지 못하고 강판당했다.

WS 1차전과 NLCS 4차전의 6회는 어떤 차이였을까. 물론 WS 1차전은 6-1로 다저스가 5점 차로 앞서 커쇼의 어깨가 가벼웠던 점을 빼놓을 수 없다. NLCS 4차전 6회 때는 1-1 동점 상황에서 위기를 돌파하지 못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대목은 선두타자 처리였다. 애틀랜타전에서 6회 선두타자 로널드 아큐나 주니어의 타구는 커쇼의 키를 넘는 내야 안타였다. 게다가 2루수 키케 에르난데스가 맨손으로 잡아 1루에 던진 게 덕아웃으로 들어가 졸지에 무사 2루가 됐다. 무사 1루와 무사 2루는 하늘 과 땅 차이다. 투구 내용이 달아져야 한다. 결국 프레디 프리먼, 마르셀 오수나에게 연속 안타를 내주고 교체됐다.

WS 1차전에서는 선두타자 앤디 디아즈의 좌전 안타성 타구를 3루수 저스틴 터너가 그림같은 수비로 낚아채 1루로 송구 아웃시켰다. 디아즈는 1회 커쇼로부터 우전 안타를 뽑았다. 이어 2번 브랜든 로, ALCS MVP 랜디 아로자네라를 1루수 파울플라이,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다. 커쇼의 다음 등판이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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