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S MVP 아로자레나 - 선발투수 모튼 등
타팀서 잠재력 터뜨리지 못한 선수 영입
예전부터 구단 만의 방식으로 전력 높여

신예 육성은 필수다. 그러나 육성 만으로는 정상에 오를 수 없다. 때문에 구단들은 부족한 자리를 완벽히 메우기 위해 거액을 투자한다. 지난겨울 에이스가 필요했던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가 각각 게릿 콜과 류현진을 영입한 이유도 마찬가지다. 기존 전력에 대형 프리에이전트(FA) 영입을 더해 전력을 강화했다. 결과적으로 양키스와 토론토 모두 에이스 효과를 봤고 포스트시즌 티켓을 거머쥐었다.
그런데 양키스와 토론토보다 뛰어난 한 해를 보내고 있는 탬파베이에는 대형 FA 영입이 없다. 예전부터 그랬다. 같은 지구 라이벌인 양키스와 보스턴이 거액을 쏟아부으며 머니게임에 혈안이 됐을 때에도 탬파베이는 늘 조용히 겨울을 보냈다. 지난겨울 탬파베이의 FA 영입 또한 요시모토 쓰쓰고와 2년 1200만 달러 계약이 전부였다. 양키스와 콜의 9년 3억2400만 달러, 토론토와 류현진의 4년 8000만 달러 계약과 비교하면 큰 차이다. 올해 선수단 연봉 또한 60경기 체제 기준 약 2829만 달러로 리그 전체 28위 규모 밖에 되지 않는다. 1위 양키스의 1억943만 달러, 월드시리즈에서 맞붙는 2위 LA 다저스의 1억791만 달러와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탬파베이는 한정된 금액에서 자신만의 방식으로 강팀을 꾸렸다. 챔피언십시리즈 MVP 랜디 아로자레나를 비롯해 선발투수 찰리 모튼, 포수 마이크 주니노, 필승조 닉 앤더슨과 피터 페어뱅크스 모두 트레이드로 영입한 선수들이다. 타팀에서 미쳐 잠재력을 터뜨리지 못했거나 빅리그 선수가 됐지만 핵심자원으로는 발돋움하지 못한 선수들을 영입해 최고의 결과를 내고 있다. 최지만 또한 탬파베이에서 성장한 선수는 아니다. 탬파베이는 2018년 6월 최지만을 트레이드로 영입했고 최지만은 탬파베이에서 주전 1루수로 올라섰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가장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는 쿠바 출신 아로자레나는 디 애슬레틱을 비롯한 현지언론과 인타뷰에서 "동료들이 처음 왔을 때부터 나를 가족처럼 대해줬다. 우리 모두 가족이라는 느낌으로 경기에 임한다. 늘 행복하고 자신감 넘치게 경기를 치르도록 도와준다"고 밝혔다. 2010년 31라운드에서 탬파베이에 지명됐고 외야 수비의 한 축을 맡고 있는 케빈 키어마이어는 "우리는 스몰마켓 팀이다. 우리가 가장 인기가 많지 않은 팀이라는 것도 안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꾸준히 정진한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진다고 믿는다"고 탬파베이 선수단과 프런트의 운영철학을 전했다.

윤세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