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등 백신 출시 앞두고 보안 비상…가짜트럭에 연방요원 배치 감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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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조직, 외국정부, 코로나 환자등 호시탐탐

훔쳐 암시장 거래 가능성도…의약품 절도 ‘쑥’

코로나19 백신 출시가 임박하면서 보건당국과 제약사, 병원이 백신 도둑을 막기 위한 '007작전'을 고심 중이다.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화이자(Pfizer Inc.)를 비롯한 코로나19 백신 제조사들은 백신 유통 과정을 면밀히 추적할 수 있도록 GPS 소프트웨어를 부착하고, 도둑들을 속이기 위해 아무것도 싣지 않은 가짜 백신 트럭도 배치할 계획이다. 병원 등으로 실어나르기 전까지 백신은 비밀 장소에 보관한다.

유리 전문업체 코닝은 위조를 막기 위해 자외선조사등으로 진품을 인증할 수 있는 코로나19 백신용 특수유리병을 만들고 있다.

미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 백신 시판 허가가 내려지면 백신을 운송할 때 법무부 산하 연방보안관실(USMS) 요원들을 동행시킬 방침이다.

폴 망고 보건복지부 정책담당 부실장은 "백신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운송회사와 병원들도 만반의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다.

UPS는 2m 이내 오차로 백신을 감시할 수 있는 추적 장치를 부착할 계획이고, 필라델피아 제퍼슨병원은 보안카메라, 쇠창살, 카드열쇠 등을 갖춘 방에 백신을 보관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코로나19 백신 보안을 위해 관련 당사자들이 모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그만큼 백신의 가치가 높기 때문이다.

화이자와 모더나 등 백신 개발 선두주자들은 이르면 11월이나 12월께 긴급 사용승인을 받을 전망이지만, 초기 공급량은 매우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훔쳐서 암시장에 내다 판다면 높은 가격을 매길 수 있다는 뜻이다.

따라서 범죄 조직은 물론 외국 정부, 또는 백신을 빨리 접종하고 싶어하는 개인들이 욕심을 낼 수 있다고 관계 당국은 보고 있다.

모더나의 최고기술책임자(CTO)인 후안 안드레스는 WSJ에 "보다 일찍 백신에 접근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라며 "백신을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백신과 같은 값진 의약품을 겨냥한 절도와 위조 사건은 최근 5년 동안 70%가량 증가했다고 제약보안협회는 밝혔다.

지난 2009년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때도 밀워키에서 900회 투여분 이상의 신종플루 백신을 훔친 혐의로 한 남성이 체포된 사례가 있다.

이번에는 각별한 보안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백신 유통 시설이나 트럭 휴게소, 보안이 느슨한 병원과 같은 '약한 고리'가 있어 안심할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