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감 백신 예방접종, 한인들 불안감…의료계 "한국·미국 백신 성분 달라 걱정 금물"

뉴스분석

통상적으로 10~15% 몸살 등 부작용 발생
코로나19 맞물려 예년보다 한인 접종 3배
"활동량 저조 면역력 퇴조, 접종 적극 권장"

#한인타운에 사는 김모씨(60)는 지난 주말 LA의 한 병원에서 독감 백신 예방접종을 했다. 접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김씨는 가벼운 두통이 있었지만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그러나 다음날 두통은 더욱 심해졌다. 급기야는 말투가 어눌해지고 조금 전에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기억 조차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가족들은 혹시 김씨가 한국처럼 독감 백신때문에 변을 당하는게 아닌가 불안에 떨기도 했다. 어렵사리 응급실을 찾은 김씨는 MRI, CT 검사를 비롯해 뇌졸중 검사와 치매 검사까지 했으나 아무 이상이 없었다. 의사는 "독감 예방 주사의 부작용으로 일시적인 기억 상실증이 온것 같다"고 진단했다.

최근 한국에서 독감 백신을 접종한 후 사망한 사람이 36명에 육박하면서 한인사회에서도 독감 백신에 대한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가운데 백신을 잘못 투여했다가 혹시 한국처럼 생명에 지장을 받는 일이 생겨나지 않을까하는 걱정에 휩싸이고 있는 것이다. 한인 의료계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여파로 최근 타운 내 독감 예방 접종율은 지난해 보다 3배 이상 늘어났다.

이같은 우려에 대해 의료 관계자들은 과도한 걱정이라고 입을 모은다.

이영직 내과의 이영직 원장은 "한국의 독감 백신은 미국에서 사용하는 백신과 다르다"며 "특정 백신을 만들 경우 같은 종류의 바이러스에 대한 백신이 제조되긴하지만 제약 회사에 따라서 백신 성분은 다르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에선 지난 8월 초 독감 백신이 새로 만들어진 이후 아직까지 심각한 부작용 사례는 알려진 바가 없다. 이 원장은 "한국에서 독감 백신 접종 후 사망한 이들의 정확한 사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백신 때문인지 기저질환이 원인인지에 대한 역학 조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지만 크게 불안해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독감 예방 백신 접종시 통상적으로 몸안에 4~50%의 면역이 생기며 접종자의 10~15%에게서 심한 몸살 및 감기증상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코로나19로 활동량이 저조해지면서 면역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이번 겨울 독감은 더욱 위험할 수 있다"며 "독감 백신 예방 접종을 적극 권장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