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눈의 수행자' 미국인 현각 스님, 고강도의 원색적 비판 불교계 발칵

지금한국선

TV예능 출연, '건물주' 의혹 혜민 스님 저격
"참선한 적없는사업자, 연예인…기생충"
혜민 스님 "모든 활동 내려놓겠다" 참회 글

미국 출신의 두 유명 스님이 한국 언론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인공은 푸른 눈의 수행자로 불리는 현각 미국인 스님과 베스트셀러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의 저자로 TV 출연과 강연 등을 통해 대중적으로 활동해 온 미국 국적자인 혜민 스님이다. 두 스님은 모두 하버드 대학원 출신이다.

'만행―하버드에서 화계사까지'의 저자인 현각 스님은 15일 소셜미디어에 혜민 스님의 사진을 올리고 "석지마(속지마), 연애인(연예인)일뿐이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전혀 모르는 도둑놈,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지옥으로 가고 있는 기생충"이라며 막말에 가까운 말을 적었다. 또 다른 게시글에서는 혜민 스님을 진정으로 참선한 경험이 없는 "사업자이자 배우"라고까지 했다.

예일대와 하버드 대학원에서 공부한 현각 스님은 1990년 숭산 스님의 법문을 듣고 출가했으며 화계사 국제선원 선원장 등을 지냈다. 하지만 2016년 외국인 행자 교육의 문제점과 불교의 기복신앙화를 지적하며 한국 불교를 떠나겠다고 선언했다. 이후 현각 스님은 유럽 지역에서 선 수행 관련 센터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현각 스님의 혜민 스님에 대한 비난은 혜민 스님이 지난 7일 한 TV 예능 프로그램에서 남산타워가 한눈에 들어오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남산 뷰' 집을 공개하면서 부동산 보유 논란이 불거진 이후다. 이 방송에서 혜민스님은 맥북이나 에어팟 등 고가 전자기기를 사용하거나 공유 오피스에 출근하는 모습 등이 속세와 거리를 두는 스님의 일반적인 이미지와 다르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한국 언론에 따르면 혜민 스님은 약 2년 반 전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서울 삼청동 건물(단독주택)을 불교단체에 9억원에 매도했다. 그런데 이 단체의 대표자 이름이 혜민 스님의 속명(俗名)과 같아서 혜민 스님이 여전히 이 건물의 실소유주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된다.

혜민 스님이 거주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건물의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 2015년 8월 미국인 주봉석씨는 조모(59)씨로부터 이 건물을 사들인 것으로 돼있다. 주봉석은 혜민 스님의 속명(본명)이다. 혜민 스님은 대전에서 태어나 고등학교를 졸업한 뒤 이민을 떠나 현재 미국 국적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서 이 매매는 8억원에 거래된 것으로 나타난다.

혜민 스님은 이어 2018년 3월 대한불교조계종 고담선원이라는 단체에 이 건물을 팔았다. 고담선원은 '주란봉석'이란 대표자가 운영하는 사찰로 혜민 스님이 주지 스님으로 있다. 매도가는 9억원, 결국 1억원의 시세 차익을 본 셈이다.

혜민 스님은 하버드대에서 비교종교학 석사, 프린스턴대에서 종교학 박사를 받았고 미국 햄프셔대에서 종교학 교수를 지냈으며 한국서 출간한 책들이 모두 베스트셀러가 됐다.

사태가 일파만파로 번지자 혜민 스님은 15일 "저의 부족함으로 인해 많은 분들께 불편함을 드렸다"며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대중 선원으로 돌아가 다시 공부하고 정진하겠다"고 했다.

그는 트위터에 "승려의 본분사를 다하지 못한 저의 잘못이 크다"며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들께 참회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건물주 논란에 대해서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한편 현각 스님은 다음날인 1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우님, 혜민과 대화를 나눴다"며 화해를 시사했다. 그는 "70분 동안 사랑, 상호 존중, 감사의 마음을 나누며 통화했다"며 이같이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