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귀원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이 개발되면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가 분출하면서 내년 미국 경제의 물가 상승(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것이라는 관측이 시장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미 경제 매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 일부 경제 전문가들은 물가 상승률이 연방준비제도(연준)의 목표치인 2%를 밑돈 지난 10년과는 다른 흐름이 코로나19 백신 효과로 나타날 수 있다는 의견을 갖고 있다고 보도했다.

예를 들어 모건스탠리는 미국의 개인소비지출(PCE) 기준 물가지수가 내년 4월 2.4%를 찍고서 8월 1.7%까지 하락한 뒤 다시 상승세를 타 11월 2.0%, 2022년 1월 2.1%, 6월 2.2%, 12월 2.3%로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PCE 기준 물가지수는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주시하는 물가 지표로, 지난 9월 현재 1.4%(계절조정치)에 머물고 있다.

연준의 인플레이션 목표치는 2%다.

결국 모건스탠리의 이런 전망은 미국의 물가 수준이 내년 상반기부터 연준의 목표치를 넘어설 수 있다는 의미다.

모건스탠리의 이코노미스트인 엘렌 젠트너는 "내년 미국의 경제 성장을 낙관하고 있다"면서 "그것의 일부는 그동안 억눌렸던 서비스 수요로부터 올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은 미국의 물가 수준이 앞으로도 상당 기간 연준의 목표치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고용시장이 2024년까지는 회복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이는 인플레이션을 억누르는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달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도 향후 수년간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목표치를 넘지는 못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당분간은 '제로'(0) 수준인 기준금리를 인상할 상황이 못 된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발언이다.

연준은 지난 8월 평균물가안정 목표제 도입도 공식화했다.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에 접근하거나 일정 기간 목표치를 소폭 웃돌더라도 선제적 금리 인상에 나서지 않겠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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