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바르셀로나에 이어 스페인 축구명가 레알 마드리드의 전성시대도 이제 막을 내리는가?

레알은 2020~2021 시즌 들어 라리가는 물론 유럽 클럽축구 무대에서도 동네북으로 전락했다. 이제 ‘어느 팀에도 위협적인 상대가 아니다’는 말까지 나온다. 스타플레이어 출신 지네딘 지단(48) 감독의 리더십도 크게 흔들리고 있다.

레알은 라리가에서는 현재 5승2무3패(승점 17)로 20팀 중 4위로 처져 있다. 지난 시즌 숙적 FC바르셀로나의 3연패를 저지하고 3시즌 만에 다시 정상을 탈환했을 때의 레알이 아니다. 지난달 29일 홈에서 알라베스한테 1-2로 충격의 패배를 당한 것을 포함해 최근 3경기 1무2패로 부진하다. 앞서 지난달 9일 원정에서는 발렌시아에 1-4로 참패까지 당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본선(32강) B조 조별리그에서도 자칫 16강에 오르지 못할 위기에 처했다. 1일 샤흐타르 도네츠크(우크라이나)와의 조별리그 원정 5차전에서도 골은 넣지 못하고 수비라인이 난조를 보이며 0-2로 졌다. 샤흐타르 도네츠크와의 조별리그 안방 1차전에서도 2-3으로 진 바 있다.

레알은 현재 2승1무2패(승점 7)를 기록해 샤흐타르 도네츠크(2승1무2패)와 동률을 이뤘으나 상대전적(2패)에서 밀려 조 3위로 처졌다. 2승2무1패(승점 8)를 기록해 조 1위인 묀헨글라드바흐와의 최종 6차전에서 이겨야 16강에 오를 수 있다. 잇단 부진에도 지단 감독은 키예프 원정에서 패한 뒤 “우리는 다소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며 “그러나 결코 사임하자 않겠다”고 밝혔다.

레알의 부진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라파엘 바랑 등 중앙수비 라인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는 점이다. 게다가 공점유율에서는 크게 앞서면서도 최전방 공격라인에서 화끈한 득점포가 안 터진다는 점이다. 카림 벤제마는 10년 넘게 붙박이 최전방골잡이로 활약하고 있으나, 유벤투스로 이적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골결정력과 비교하면 부족하기 짝이 없다. 라리가에선 8경기 4골 3도움, 챔피언스리그에선 5경기를 치르는 동안 2골에 그쳤다. 그의 나이는 만 32세, 노장이라 할 수 있다.

측면 공격수인 마르코 아센시오(24)는 이번 시즌 아예 무득점이다. 극도의 부진을 보이던 측면공격수 에덴 아자르(29)는 라리가와 챔피언스리그에서 각각 1골을 기록하며 회생 조짐을 보이더니 최근 부상을 당해 당분간 출전할 수 없게 됐다. 브라질 출신 공격 듀오 호드리고(19)와 비니시우스 주니오(20)의 활약도 기대에 못미친다. 루카 모드리치(35)와 토니 크루즈(30) 등 베테랑 공격형 미드필더도 예전 같지 않다.

지단 감독의 눈밖에 난 가레스 베일은 토트넘으로 돌아갔고, 과거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눈부신 활약을 펼치던 이스코(28)도 지단의 눈밖에 나면서 교체멤버로 전락해 불만이 많다. 지단 감독의 용병술에 노장들은 불만을 품고 있고, 지단이 믿고 기용하는 멤버들은 기대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레알은 5일 세비야와의 라리가 원정경기를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도 진다면 지단은 더 곤경에 빠질 것이다. kkm100@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