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장악' 여부 결선투표 앞두고 양당 후보·한국계 의원·당선자 총출동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정윤섭 특파원 = 미국 조지아주 연방 상원의원 2석의 향배를 결정할 결선 투표를 앞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이 캐스팅 보트로 부상한 한인 표심 잡기에 나섰다.

22일조지아주 한인 단체들에 따르면 조지아주 상원의원 결선에 나선 민주당과 공화당 양당 후보들은 한인 유권자들이 개최한 정견 발표 및 후원 행사에 잇따라 참석해 지지를 호소했다.

다음 달 5일 치러지는 선거에는 공화당의 데이비드 퍼듀, 켈리 뢰플러 후보와 민주당의 라파엘 워녹, 존 오소프 후보가 출마했다.

현재 상원은 전체 100석 중 공화당이 50석, 민주당이 48석을 각각 차지하고 있으며, 조지아주 선거 결과에 따라 미국 권력 지형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이번 선거는 워싱턴 정가에서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공화당은 조지아에서 1석이라도 확보하면 과반을 유지해 조 바이든 차기 행정부에 대한 강력한 견제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민주당이 2석을 싹쓸이해 상원 의석이 동률이 되면 차기 상원의장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이 캐스팅보트를 행사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민주당은 행정부와 상·하원 입법부를 모두 장악하는 구도를 완성하게 된다.

이렇듯 중요한 선거이다 보니 공화·민주 양당은 선거 승리를 위한 총력전 체제에 돌입했고, 7만∼10만명으로 추정되는 조지아주 한인 유권자들이 선거의 승패를 좌우할 캐스팅보트로 떠올랐다는 게 현지 한인 단체들의 전언이다.

민주당은 특히 11월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인이 공화당 텃밭인 조지아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누르고 승리한 것에 주목하면서 한인 등 소수 민족 표밭 관리에 공을 들이고 있다.

민주당 오소프 후보와 워녹 후보는 이날 한인 유권자 단체가 주최한 온라인 간담회 행사에 직접 참석해 한 표를 호소했고, 같은 당 소속 한국계 앤디 김 연방하원의원도 동참해 힘을 보탰다.

오소프 후보는 "아시아계 미국인이 상원 다수당을 결정할 힘을 갖고 있다는 것은 과장이 아니다"라면서 지지를 당부했고, 워녹 후보는 "여러분의 한 표가 여러분의 목소리"라며 당선이 되면 한인 투표권 신장을 위해 기여하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공화당은 지난 20일 애틀랜타 한인회관에서 유세를 열었고, 공화당 소속 영 김(한국명 김영옥), 미셸 박 스틸(박은주) 연방하원의원 당선인이 출동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퍼듀 후보는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는 한국말로 인사를 한 뒤 "한인과 아시안 커뮤니티가 조지아주와 미국의 미래를 결정한다"며 한인 유권자들에게 러브콜을 보냈다.

영 김 당선인은 "이번 선거는 한인의 정치력을 신장할 기회"라며 투표 참여를 당부했고, 미셸 박 스틸 당선인은 "견제와 균형을 위해 상원 다수당은 공화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지아주의 한 한인은 "미국의 양당이 한인 유권자에게 이토록 관심을 가진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지난 대선에서 한인이 새로운 표밭으로 떠올랐고, 미국 정치권도 캐스팅보트 집단으로 한인을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

jamin7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