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직·폐업·재택근무 등으로 '집콕' 장기화, 가정 불화 심화 한인 이혼율 '쑥'

뉴스포커스

타운 변호사 "이혼 상담 문의 2배 이상 늘어"
집에 함께 보내는 시간 많아져 '툭하면 싸움'
美주류사회도 마찬가지, 신혼부부 이혼 많아

코로나19 때문에 가정이 폭발하고 있다. 실직, 폐업, 재택근무 등으로 부부가 집에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지는데 따른 가정불화 심화로 한인들의 이혼율이 급증했다.

미국에선 통상 재산을 분할하기에 가장 적합한 시기인 1월이'이혼의 달'이라고 칭할 정도로 이혼율이 높은 시기인데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이혼율이 지난 3월 이후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혼 추세를 바꿔놓았다.

이혼 가정법 전문 이선민 변호사는 "코로나 이후 한인 가정의 이혼 문의가 2배 이상이나 늘었다"고 말했다. 특히 감염 확산 우려로 잠정 폐쇄됐던 법원이 다시 운영을 시작한 지난 5월부터 이혼 문의가 증가했다. 이 변호사는 "평소 직장에 다니거나, 가게를 운영하는등 생활이 바쁠 때는 문제가 되지 않던 일들이 코로나로 인해 부부가 함께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갈등이 심화된 탓"으로 분석했다.

LA지역의 '디보스케어(Divorce-care)' 한인전담인 약속의 교회 나승렬 목사는 "코로나 이후로 한인들의 이혼 문의가 4배 이상 늘어났다"고 밝혔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이혼 교육 프로그램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면서 익명성이 보장되자 문의는 더욱 급증했다. '디보스케어'는 이혼을 고민하는 이들에게 이혼의 정신적 충격과 분노장애 극복, 자녀 문제 , 경제적 문제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13주 코스의 교육 프로그램이다. 나 목사는 "별거 중이거나 이혼을 고려하는 커플들이 상당히 증가한 것을 통계적으로 직접 체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주류사회도 이혼이 늘기는 마찬가지. 미국의 한 대형 이혼 상담 사이트는 최근 이혼 관련 매출이 34%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코로나19 유행 기간인 지난 5개월 사이 결혼한 신혼부부가 전체의 5분의 1을 차지했다.

미국·영국 등에서는 이혼률이 증가하면서 '코비디보스(Covidivorce)'라는 신조어가 유행하고 있다. 코로나(Covid)와 이혼(divorce)의 합성어다.

이혼 사유는 여러가지다.

'코로나 블루'가 부부 관계 망쳐

'집콕' 장기화로 코로나 블루(우울증)등 정신적으로 문제를 호소하는 부부가 증가했다. 영국 심리치료협의회 대변인 로넨 스틸만은 "원만한 부부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다양한 방법과 도구를 찾을 기회가 제한되면서 관계가 깨지는 경우가 늘어났다"고 분석했다.

줄어든 수입에 부부 사이불안

경제적인 문제도 이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재정 전문가들은 "코로나19로 인한 경제난은 부부관계를 불안정하게 만든다"며 "각자 다른 소비 형태가 갈등을 유발하고 경제력을 잃은 남성의 경우 불안과 분노의 감정을 일으켜 가정폭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사노동 등 독박 여성들 "못 참아"

코로나19로 홀로 가사 노동과 육아를 떠맡게된 여성들의 이혼 신청이 급증했다. 한인들의 이혼 요구도 대부분 여성이다. 부부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특히 가사노동 등을 도맡아 해야하는 주부들의 스트레스가 이혼으로까지 이어지는 케이스가 비일비재하다는 것이다.

이에대해 한인가정상담소의 박제인 케이스 매니저는 "이혼 문제 상담이 큰 폭으로 늘었다"며 "갈등을 초기에 해결하면 미연에 불화를 방지할 수 있는데 상황이 극에 치닫아야 도움을 요청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박 매니저는 "골이 깊어질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도움을 요청해 힘든 시기를 잘 이겨낼 수 있기를 바란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