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지역 일일 확진자 2만명 넘어도 남의 얘긴줄만 알았는데…"

뉴스포커스

백신접종 본격화 불구 확산세 최고조 달해
가족, 교인 등 가까운 사람들' 감염 쏟아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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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확진자 2천만명 돌파, 인구 17명중 1명
연말 수백만명 여행…"1, 2월중 최악 온다"

#오렌지카운티에 있는 한 한인교회엔 최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교인이 속속 늘어나고 있다. 코로나 발발 이전 출석교인 200여명 규모의 이 교회는 지난해 6월쯤 중고등부 담당 전도사 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아 비상이 걸렸다. 다행히 더 이상의 확진자는 없어 교인들을 모두 안도하게 했다. 당시만 해도 1명이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큰 충격에 빠지는 분위기 였다. 그러나 10월부터 상황은 급변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줌 예배와 철저한 방역 지침아래 소규모 인원의 실내 예배를 병행하던 교회에서 여기저기 감염자들이 나오기 시작했다. 교인들 사이에서 전염된 것 같지는 않았다. 정확한 감염 출처는 알 수 없었다.

지난해 말까지 확진자로 확인된 교인 수만 10여명. 이가운데는 사망자도 있었다.

그러더니 새해 첫 날부터 또 한 부부가 감염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교인들은 충격을 넘어 심한 공포감에 휩싸였다.

이 교회의 한 안수집사는 "LA의 일일 감염자 수가 2만명 이상 나와도 대부분 미국 사람들일 것이라고 생각해 먼 얘기처럼 느껴졌던 것이 사실"이라며 "그런 와중에 우리 교회에서 감염자가 줄줄이 발생하면서 공포를 실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오랫동안 같이 교회를 다녀 거의 가족이나 마찬가지이던 집사, 권사 등 가깝게 지내던 교인들의 확진 소식은 코로나가 이젠 바로 내 옆까지 다가왔다는 위기감을 가져다주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본격화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바이러스 확산세는 절정에 달하고 있다.

새해 첫날인 1일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2천만명을 넘겼다. 미 존스홉킨스대학에 따르면 이날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천만7천149명, 누적 사망자 수는 34만6천43명으로 집계됐다. 확진자 2천만명 돌파는 지난해 1월 20일 이 나라에서 첫 코로나19 감염자가 나온 뒤 거의 1년 만이다.

2천만명은 미국 전체 인구 3억2천820만명의 6%에 해당하는 것으로 미국인 17명 중 1명은 코로나19에 감염된 적이 있다는 얘기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제 '코로나 확진'은 더 이상 남의 얘기가 아니다. 가족을 비롯, 내 자신과 아주 가까운 사람들이 감염되고 있는 것이다.

LA에 사는 이모(61)씨의 남동생은 아내와 함께 한 달전 모친이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서 급히 미국을 방문했다. 이씨 형제의 극진한 보살핌 덕인지 모친은 다행히 건강을 회복했다. 그러나 이게 웬일. 이씨의 제수(남동생의 아내)가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은 것이다. 가족들은 충격에 빠졌다. 일단 한국 귀국을 미루고 형 집에서 자가격리를 하고 있지만 모든 식구가 맨붕 상태다.

이씨는 "코로나와 우리 가족은 상관이 없을 것이라고 막연한 생각을 해왔는데 머리를 한 대 심하게 맞은 기분이었다"고 말하고 "모든 가족에게 백신을 접종하기 전까지는 절대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라고 다시한번 다짐을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 가을부터 본격화한 코로나19 재확산의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집에 머물라'는 정부나 전문가의 경고에도 지난 연말연시에 수백만명이 여행에 나서면서 1, 2월 중 코로나19 급등의 여파가 닥쳐올 것이란 우려가 크다. 특히 미국 카운티 중 가장 인구가 많은 LA는 추수감사절 이후 최근 몇 주 새 감염자와 입원 환자, 사망자가 급증하며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방문 앞까지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