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현직 경찰 금은방털이에 다른 경찰 범죄도 관심, 치밀한 수법·은폐 '공통점'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 권한 커져…심리 관리, 감찰 및 책임 강화 필요"

(전국종합=연합뉴스) 장아름 기자 = 광주에서 20일 만에 검거된 금은방 털이범이 현직 경찰관으로 밝혀졌다.

경찰관의 흉악 범죄는 국민들에게 충격과 불안감을 줄 뿐 아니라 철저한 범행 은폐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아 사회적으로 큰 지탄을 받았다.

7일 광주 남부경찰서에 따르면 경찰은 특수절도 혐의로 광주 서부경찰서 지구대 소속 임모 경위를 붙잡아 조사 중이다.

임씨는 지난달 18일 오전 4시께 광주 남구 월산동 한 금은방에 침입해 2천5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미리 준비한 도구로 금은방 문을 부수고 금품을 훔친 뒤 차량 번호판을 가리거나 폐쇄회로(CC)TV 감시망이 느슨한 곳으로 이동하며 수사망을 피했다가 지난 5일에서야 붙잡혔다.

앞서 전남 여수에서는 경찰관이 친구와 2인조로 우체국 금고를 털었다가 파면되고 징역 4년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형사계 근무 시절 범죄 정보를 익힌 김모 경사는 파출소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박모씨에게 범행을 제안, 2012년 12월 18일 밤부터 19일 새벽 사이 여수시 월하동 한 우체국 금고에서 현금 5천만원을 턴 혐의로 기소됐다.

김씨는 자신의 순찰 지역인 해당 우체국의 보안이 취약하다는 사실을 알고 보안 점검을 이유로 우체국 내부를 촬영했으며 CCTV에 스프레이를 뿌리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들은 2005년 은행 현금지급기에서 879만원을 훔치는 등 6건의 미제사건과도 깊은 연관성이 있었으나 대부분 공소시효가 지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원한이나 이해관계를 이유로 청부 살인을 하거나 직접 살인을 저지른 사례도 있었다.

경북 칠곡경찰서에서 근무했던 장모 경사는 돈을 갚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인에게 퇴직 경찰관인 PC방 업주를 살해하도록 교사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30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2014년 2월 지인을 시켜 고농도 산소를 주입해 살해하려다가 피해자가 잠에서 깨자 흉기로 찔러 살해하도록 한 혐의를 받는다.

장씨는 피해자가 채무의 일부만 변제하고 오랫동안 갚지 않자 2013년 돈을 더 빌려주는 대가로 사망 시 총 3억원이 지급되는 생명보험 2건에 가입하게 하고 수익자를 자신의 명의로 바꿨다.

법원은 보험 수익자 명의 등을 살인 교사의 강력한 증거로 봤으나 장씨의 가족은 피해자가 돈을 더 빌리려고 먼저 제안한 일이며 장씨가 살인을 교사하지 않았다고 재심을 요구했다.

광주에서는 경찰 간부가 자신의 아내를 토막 살해한 뒤 유기해 전국을 경악하게 했다.

광주 서부경찰서 소속 김모 경위는 2010년 9월 광주 서구 금호동 자신의 집에서 말다툼하던 아내를 목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토막 내 풍암저수지에 유기했다.

신원을 바로 확인하기 어렵게 손가락과 다른 신체 부위를 서로 다른 가방에 담아 유기했다.

김씨는 범행 다음 날 태연하게 출근해 근무했고 부부싸움 후 아내가 가출했다고 허위 신고까지 했다.

그는 경찰이 의심하지 않도록 아내의 승용차를 아내가 운영하는 옷가게로 옮겨놓고 매장에 전화를 걸어 아내의 소식을 묻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2013년 발생한 군산 여성 실종 사건도 내연 관계였던 경찰관의 살인으로 드러났다.

군산경찰서 소속 정완근 경사는 2013년 7월 전북 군산시 옥구읍 저수지 옆에 주차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내연녀 이모 씨의 목을 졸라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로 대법원에서 징역 14년을 확정받았다.

그는 이씨의 임신으로 다투다가 살인을 저질렀으며 범행 후 5km 떨어진 폐 양어장 인근에 시신을 숨겼다.

군산경찰서에서는 2009년 4월에도 조모 경위가 사건 조사 중 알게 된 미용실 여주인을 일방적으로 쫓아다니다가 총기로 살해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이 있었다.

한 경찰 간부는 "착잡하다. 수사권 조정으로 권한이 더 커졌지만 위상이 곤두박질하지 않으려면 우리부터 바짝 끈을 조여야 한다"며 "12만 구성원들이 책임 의식을 높이고 심리 관리와 감찰 기능도 강화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areu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