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소리가 아니었다. 공언한대로 특급 프리에이전트(FA)를 영입해 야수진에 새로운 기둥을 세웠다. 더불어 2년 전 리그 최고 마무리투수도 데려와 불펜진을 업그레이드했다. 토론토와 류현진이 활짝 웃으며 정상을 응시하고 있다.

미국 현지언론은 20일(한국시간) 토론토가 외야수 조지 스프링어(32)와 6년 1억5000만 달러 FA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토론토는 스프링어와 계약 발표에 앞서 우투수 커비 에이츠(34)와도 1년 최대 10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다. 토론토와 예이츠는 550만 달러 보장, 인센티브 450만 달러 계약서에 사인했다.

가장 주목할 부분은 역시 스프링어 영입이다. 스프링어는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트레버 바우어, JT 리얼무토와 함께 특급 FA로 분류됐다. 일찌감치 계약규모 1억 달러 이상이 예상됐고 토론토는 구단 역대 최대규모 계약을 완성했다. 중견수 스프링어는 세 차례 올스타에 선정됐고 두 차례 실버슬러거, 그리고 2017년 월드시리즈 MVP를 수상했다. 공수에서 두루 빼어난 활약을 펼치는 것은 물론 토론토 신예 야수들의 멘토가 될 것으로 보인다. 60경기 단축시즌이었던 지난해 14홈런을 기록했고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년 동안에는 124홈런 OPS(출루율+장타율) 0.859로 활약했다.

무엇보다 토론토는 스프링어를 통해 외야 수비에 안정감을 가져왔다. 지난해 토론토의 최대약점은 수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내외야를 가리지 않고 수비 불안을 노출했는데 중견수 수비도 허술했다. 중견수로 가장 많은 경기에 출전한 랜달 그리척은 디펜시브런세이브(DRS)에서 ‘-8’을 기록했다. DRS는 야수에게 향한 타구를 모두 계산하는 누적 스탯이다. 쉽게 말해 호수비를 펼치면 플러스되고 타구를 놓치는 등 실수를 범하면 크게 마이너스된다. 스프링어는 지난해 DRS ‘+6’을 올렸다. DRS만 놓고 봤을 때 리그 전체 중견수 중 4위에 자리했다. 그만큼 타구를 잘 판단하고 수비범위도 넓다. 류현진 선발 등판 경기에서도 스프링어가 공수에서 큰 힘이 될 가능성이 높다.

예이츠는 2년 전 빅리그 최고 클로저였다. 당해 60경기 60.2이닝을 소화하며 41세이브 평균자책점 1.19로 샌디에이고 뒷문을 든든히 지켰다. 그러나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6경기 4.1이닝 소화에 그쳤다. 토론토가 예이츠와 계약에서 인센티브 비중을 크게 둔 것도 부상에 따른 불확실성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이츠가 2년 전 모습을 되찾으면 류현진 또한 경기 후반을 편히 지켜볼 수 있다.

토론토는 지난해 류현진을 에이스로 내세우고 젊은 선수들이 성장곡선을 이어가며 포스트시즌 무대에 올랐다. 이미 팀연봉 규모를 대폭 낮춘 만큼 이번겨울 대어 영입을 계획했고 아직 홈구장이 결정되지 않은 악조건 속에서도 스프링어 영입에 성공했다. 지난해 아메리칸리그 챔피언 탬파베이와 전력을 유지한 양키스에 맞서 정상대결을 바라보는 토론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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