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이어 추리소설 작가 '등단'…캐나다 작가친구와 공동집필 "꿈 이뤘다"

'미국 국제적 위상 추락' 트럼프 행정부 4년에 대한 시각도 담을 듯

(서울=연합뉴스) 송수경 기자 = 힐러리 클린턴 전 미국 국무장관이 추리소설 작가로 등단한다.

클린턴 전 장관은 '친구'인 캐나다 추리소설 작가 루이즈 페니와 함께 첫 소설인 정치 스릴러 '스테이트 오브 테러'(테러의 나라·State of Terror)를 공동집필하고 있다고 미국 CNN방송, 영국 BBC방송 등이 23일 보도했다.

오는 10월 12일 발간되는 이 책은 세계 질서를 혼란으로 몰아넣은 일련의 테러리스트 공격을 해결하기 위해 분투하는 국무장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주인공은 미국 정부를 가장 필요로 하는 곳에서 미국 정부를 무력화시키려는 치명적인 음모론에 맞서 이를 해결할 팀을 구성할 임무를 부여받는다.

과거 자신의 국무장관 시절 경험 등 자전적 요소가 적지 않게 담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 측은 내부자들만이 알 수 있는 세부 내용들로 점철된 '막후 드라마'가 될 것으로 장담했다.

주인공은 대통령이 된 정치 라이벌의 행정부에 합류한 신참 국무장관으로, 전임 행정부 4년 동안 세계무대에서 미국의 리더십 위상이 쪼그라들었다는 설정이다.

이를 두고 CNN은 이 책이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에 대한 클린턴 전 장관의 견해도 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부인인 클린턴 전 장관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1기였던 2009∼2013년 4년간 국무부 장관을 지냈다. 2016년 대선 때에는 민주당 후보로 나섰으나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패했다.

다수의 논픽션 저서를 펴낸 클린턴 전 장관은 페니와 이번 소설을 함께 발간하게 된 데 대해 "꿈이 이뤄졌다"며 "이제 우리는 위험천만한 외교와 배반의 복잡다단한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 우리의 경험을 합치고 있다. 모든 것이 처음 보이는 것 그대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가장 잔인한 달', '냉혹한 이야기' 등으로 유명한 페니는 공동집필 제안을 받았을 때 선뜻 수락하지 못했다면서도 집필 작업에 대해 "일촉즉발의 위기들이 폭발하는 가운데 국무부, 백악관, 국무장관의 머릿속으로 빠져들어 가는 엄청난 경험이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집필 시작 전 오바마 행정부 시절 경험과 국무장관으로서 일하는 것의 두려움에 대해 클린턴 전 장관과 이야기를 나눴다면서 "(장관 시절 힐러리의) 최악의 악몽이 무엇이었느냐고? '테러의 나라'가 그 답이다"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가족 가운데 추리소설가로 데뷔하는 것은 힐러리가 처음은 아니다.

남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대통령이 실종되다'(The President Is Missing)라는 제목의 첫 추리소설을 미 베스트셀러 작가인 제임스 패터슨와 공동으로 펴낸 데 이어 올해 6월께 패터슨과 공동으로 두번째 소설인' 대통령의 딸'(The President's Daughter)'을 발간할 예정이다.

미 뉴햄프셔주의 시골에서 거주하는 전직 대통령의 딸이 납치되는 상황을 다룬 것으로 알려졌다.

클린턴 전 장관 책의 출판은 2017년 9월 대선 회고록 '왓 해픈드'(What Happened·무슨 일이 있었나)를 펴낸 사이먼&슈스터와 세인트 마틴 프레스가 맡았다.

출판사 측은 이 책에 대해 오랜 친구이자 추리소설 광인 두 사람의 특별한 공동작품이라고 평가했다.

hankso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