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팬데믹 장기화 신풍속도 '임신이 기가막혀'

뉴스포커스
美 18~34세 여성 45% '태아 건강 우려'등 기피
한인 산부인과 진료·상담 예약등 2주 이상 밀려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미국 여성들이 임신을 미루거나 자녀계획을 축소하고 있다고 최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구트마허 연구소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18~34세 가임 여성 중 45%가 이같은 계획을 밝혔다.

많은 여성들이 경제침체기로 인한 낮은 급여와 주택비 부담, 산모와 태아 건강에 대한 우려로 자녀 계획을 미루고 있는 것이다.

구트마허 연구소의 로라 린드버그 연구원은 "코로나19가 임신에 관한 의사결정에 심각한 혼란을 초래하면서 개개인의 삶까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WSJ는 다섯 커플과 한 명의 기혼 여성과의 인터뷰에서 이들이 불안정한 시기에 임신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해야할지 중단할지에 대해 고뇌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주 질병예방통제센터(CDC)는 코로나19 고위험군 환자 목록에 임산부를 추가하고, 임산부가 코로나에 감염될 시 임신하지 않은 여성보다 중환자실에 입원해 인공 호흡기를 착용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팬데믹으로 인해 향후 미국 내 저출산 문제가 더욱 심화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그렇다면 한인사회는 어떨까.

한마디로 미 주류사회와 전혀 딴판이다.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임신을 하거나 계획 중이라는 한인 여성들이 부지기수다.

최근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김모씨(32)는 타운 내 산부인과에 전화를 했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예약이 꽉 차서 한달 뒤에나 진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김씨가 너무 늦다고 불평하자 산부인과 측은 "2주 뒤에 워크인(walk-in) 해서 3시간 정도 기다리면 운이 좋으면 차례가 올 수도 있다"고 답했다.

또 다른 산부인과 역시 코로나19 이후로 임산부들의 예약이 급증했다.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가 시작된 이후 되레 임산부들이 부쩍 늘었다"며 "지금 진료나 상담을 예약 하려면 최소 2주는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달 출산을 앞둔 박모씨(30)는 "팬데믹 기간동안 임신을 계획했다"며 "임신을 하면 살도 찌고 몸도 아파서 신경 쓸 부분이 한두가지가 아닌데 사람을 만나는 일이 많이 없는 코로나 팬데믹 기간에 오히려 심적으로 더 편한 것 같다"고 했다.

한모씨(31)는 "주변에 임신한 친구들이 많다"며 "평소 회사에서 술을 자주 마시고 식습관도 불규칙해서 임신을 망설였는데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임신을 결심하게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