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군부에 밉상, 츠와 민 주영 대사 건물 밖으로 쫓겨나 졸지에 길거리 나앉은 신세

영국

2월 아웅산 수지 석방촉구 성명 군부와 갈등
군부 "조국 배신했다"며 해임, 소환명령 내려

미얀마 군부 측이 영국 런던에 있는 대사관을 점거하면서 주영 미얀마 대사가 건물 밖으로 내몰리는 일이 벌어졌다.

8일 BBC에 따르면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인 쪼 츠와 민은 7일 미얀마 군부의 지시를 받은 이들이 영국 런던에 있는 대사관을 점거하고 자신이 건물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다고 말했다.
츠와 민 주영 미얀마 대사는 최근 "나는 (대사관이) 잠겨서 (들어갈 수 없다)"면서 "나는 더 이상 (미얀마 대사관의) 대표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2월 1일 군사 쿠데타로 인한 것이다. 군부는 쿠데타 이후 아웅산 수치 국가고문 등 정치인들을 감금하는 한편, 집권 민족민주동맹(NLD)을 지지하는 시민 시위대를 상대로 폭력 진압을 했다. 지금까지 어린이 수십명을 포함해 500명 이상이 군부 진압으로 사망했다.

츠와 민 대사 역시 무관에 의해 길거리로 나앉는 신세가 됐다.

이유는 지난달 교우 츠와 민 대사의 군부 비판 발언 때문이다.

앞서 츠와 민 대사는 지난 2월 쿠데타 이후 권력을 잃고 감금된 아웅산 수지 국가고문 등 문민정부 지도자의 석방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면서 군부와 갈등이 깊어졌다. 민 대사는 "미얀마는 분열되어 있으며 내전의 위험에 처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자신의 발언이 '나라를 배신한 것'이 아니며 '중도'에 서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군부로부터 소환 명령을 받은 뒤 본국과의 관계도 끊은 상태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를 비판해 온 민 대사가 하극상을 당하면서 대사관 밖으로 내몰렸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군부 측은 "조국을 배반한 것"이라며 해임을 명한 것이다. 대사직은 치트 윈 부대사가 대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인터넷에는 츠와 민 대사가 대사관 밖에 서있는 채 영국 경찰에 의해 출입이 저지당하는 모습이 찍힌 사진이 올라와 있다. 군부의 지시를 받은 대사관 측이 영국 경찰에 대사의 출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한 것이다.

이에대해 영국 외무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주영 미얀마 대사관에서 벌어진 사건에 대한 추가 정보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