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 증오범죄' 뉴욕 지하철 이용 불안, 자비 털어 '매디 캡' 캠페인 한인 여성 주목

목요화제

무섭지만 돈 없어 할수없이 타는 학생 등 걱정
2천불 내놓자 이틀만에 美 각지서 10만불 답지
"전국서 응원 메시지, 아시안 지지 손길에 보람"

아시안 증오범죄가 전염병처럼 번지고 있는 가운데 뉴욕의 20대 여성이 자비를 털어 증오범죄에 노출된 아시안들의 택시비 지원에 나서 화제다. 특히 공포의 대상이 되고 있는 뉴욕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탈 수있도록 자비 2000달러를 내놓자 미 전역에서 너도나도 후원에 동참, 이틀만에 10만달러가 모아졌다.

뉴욕 abc7 방송에 따르면 주인공은 브루클린에 사는 매들린 박(29)씨.

그녀는 일일 이용객이 500만명에 달하는 지하철에서 아시안들이 잇따라 증오범죄 피해를 입자 이같은 택시 캠페인을 생각하게 됐다. 뉴욕 지하철에서는 지난 주에도 아시안 여성과 그의 자녀, 또 다른 아시아계 남성을 상대로 한 증오범죄가 연이어 발생했다. 조롱과 멸시, 폭언은 물론 신체적 폭행까지 가해진 인종차별 사건에 이젠 무서워서 지하철 못타겠다는 하소연이 나온다.
자신의 애칭을 딴 ‘매디 캡’(매디 택시) 캠페인을 시작한 박씨는 “이동이 필요하면 우버, 리프트 택시를 타고 내게 비용을 청구하라”며 2000달러를 내놓았다. 그는 “두려움에 떨면서도 어쩔 수 없이 지하철을 이용해야 하는 뉴욕의 아시아계 여성과 노인, 성소수자에게 40달러씩 택시비를 지원하겠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매디 캡’ 장기 운영을 위한 추가 자금 모금을 펼쳤다.

결과는 놀라웠다. 미국 전역에서 48시간 동안 10만 달러 넘는 후원금이 쏟아졌으며 주류방송들도 이 캠페인에 큰 관심을 나타냈다. abc뉴스와 폭스뉴스 등도 해당 캠페인에 관심을 드러냈다.

15년 전 미국으로 이민와 현재는 뉴욕에서 치과의사로 일하는 박씨는 “요즘 인종차별 증오범죄 사건이 자주 터져 불안했다. 그녀는 “매일 혼자 지하철을 타고 출근하는 30분 내내 두려움에 떨었다. 누가 나를 공격하지는 않을까 무서웠다. 무슨 일이 생겨도 나서주는 사람 하나 없는 최악의 경우까지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하철 대신 택시를 타고 출퇴근하기로 결심한 박씨는 경제적 여건때문에 택시를 이용할 형편이 안 되는 학생과 저소득층 아시안들은 어쩌나 하는 걱정이 앞섰다. 고민 끝에 택시 탈 돈만 있으면 그래도 안전이 보장될 것 같아 SNS를 통해 ‘매디 캡’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박씨에 따르면 현재까지 택시비 지원을 요청한 사람은 매일 출퇴근하는 병원 간호사, 부모님 모시고 병원에 가던 자녀, 코로나 백신을 맞으러 가던 사람, 밤거리에서 위협을 느낀 사람등 다양하다.

정작 자신은 한국인이 많은 지역에서 자라 심한 인종차별을 겪어본 적이 없으며, 가끔 거리에서 인종차별적인 말을 하고 지나가는 사람 정도였는데 요즘 부쩍 증오범죄가 늘어난 것 같다며 박씨는 안타까워했다.

박씨는 일단 기존 모금액이 소진될 때까지 모금을 잠정 중단했다. 박씨는 "전국 각지 다양한 인종 커뮤니티에서 기부금과 응원 메시지를 보내왔다"면서 "이번 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아시안 커뮤니티를 지지하는지 알게 됐다"고 감사를 전했다.